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한국지엠(GM) 노사가 법정관리 '데드라인'을 앞두고 이틀 연속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협력업체는 물론 영업망까지 붕괴 위기에 처하는 등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확산되고 있다.
한국GM 노사는 19일 오후 2시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10차 본교섭을 한국GM 부평공장 대회의실에서 열었다. 전날 사측은 9차 교섭을 통해 '군산공장 노동자 680명'에 대한 추가 희망퇴직 접수와 전환 배치, 무급 휴직 등을 제시했다.
지난 2월 폐쇄된 군산공장 노동자들에 대한 대안을 별도 제시안 형태였다. 군산공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차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뒤 일부 인원을 단계적으로 전환배치하고 남은 인원에 대해서는 무급휴직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노조가 그동안 주장해왔던 군산공장 노동자 고용 보장 문제와 신차배정을 포함한 장기 발전안 제시를 거듭 요구하면서 협상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전날 협상은 성과 없이 결렬됐고, 이날 10차 교섭에서는 이와 관련해 양측이 집중 교섭에 나서고 있다. 사측이 한 발 물러난 수정 제시안을 포함한 비용절감안에 노조가 얼마만큼 접근할지가 관건이다.
다만 한국GM 노사 교섭이 난항을 겪으면서 피해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합의점을 찾더라도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는 산적해있다.
우선 회사가 정상화되더라도 1000명에 가까운 영업사원이 회사를 떠난 상황에서 판매망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한국GM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쉐보레 대리점은 284개로 작년 4월과 비교해 16개 줄었다. 차량 판매가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대리저도 감소한 것이다.
특히 영업사원 이탈은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 한국GM 영업사원은 총 2545명으로 1년 전보다 1000명 가까이 감소했다. 100% 대리점 방식으로 운영되는 한국GM 특성상 영업사원들은 기본급이 전혀 없으며 차를 팔아야만 성과급 형태로 급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협력사들의 유동성 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금융권에서 한국GM과 거래하는 부품 협력업체들을 '중점 관리대상' 업체로 분류하고 대출한도 관리, 여신 축소 등에 나서면서 특히 영세한 2·3차 협력업체들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일례로 한국GM 협력사들은 납품 대금으로 받은 60일 만기 전자어음을 3%대 금리로 할인해(외상채권담보대출) 운영 자금으로 쓰는데, 최근 은행들이 어음 할인을 거부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한국GM 협력업체 특별 상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한국GM의 노사 갈등 여파로 '돈 줄 마른' 협력사들을 위한 자금 지원 방안 마련에 나서면서 숨통은 트일 전망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부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10차 본교섭은 생각보다 장시간 진행될 것"이라며 "20일까지 잠정합의 도출을 위해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