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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동차

'우려가 현실로' 한국GM 철수 단계 돌입…"대우인천자동차 시기 떠올려야"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른바 'CCTV 사건'으로 또 다시 노사교섭이 안갯속으로 빠져버린 한국지엠(GM)이 사실상 철수 단계에 돌입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 경영진은 한국GM을 살리는 방안을 포기하고 사실상 파산 선언과 같은 '법정관리' 신청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GM 노사갈등이 최악의 국면으로 다다르자 본사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과거 미국 GM이 한국GM을 인수할 당시 우려했던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GM 노사는 과거 부도와 인수를 반복하며 주인이 바뀌었던 불운한 역사를 안고 있다.

한국GM의 전신인 옛 대우자동차는 현재의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군산공장 등 국내에 크게 3개 공장을 승용차 생산 공장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이 외에 부산 대우버스공장, 군산 상용차공장 등 군소 공장과 해외 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던 대우자동차는 모 기업인 대우그룹의 해체와 더불어 2000년 11월 최종부도를 맞았으며, 이후 2002년 10월 법정관리에 들어 가면서 창원공장과 군산공장 그리고 부평공장의 생산공장을 제외한 일부 관리직 부분만 GM에 인수되었다.

당시 극렬했던 노사분규 이슈로 악명이 높았던 부평공장은 GM에 인수되지 않고 '대우인천자동차'로 홀로 남게 됐다. 부평공장을 제외하고 'GM대우 오토 앤 테크놀로지'로 새롭게 출발한 GM대우는 ▲노사쟁의로 인한 손실이 전 세계 GM공장의 평균 이하를 유지하고 ▲6개월 연속 완전 2교대제로 가동되며 ▲노동생산성을 4% 향상시킬 경우 6년안에 대우 인천차를 통합하겠다고 제안을 했다. GM은 원만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생산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조건이 되어야만 상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부평지역 경제의 중추역할을 했던 대우차의 몰락은 지역 경제계에 깊은 주름살을 드리워 일부 협력업체가 연쇄적으로 부도에 직면했으며, 공장 주변 상가들은 문을 닫거나 근근이 이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부평공장(당시 대우인천자동차)은 과거가 아닌 새로운 미래를 선택했다.

이후 GM대우는 'GM'이란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넓은 해외 판매망, 컴팩트하고 안전해 해외에서 인기높은 칼로스와 마티즈 등 소형 차량 수출호조 등에 힘입어 3년만에 수출 100만대 달성이란 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선 1000명의 대규모 차량시승평가단 운영, 마이너스 할부제 도입, 전국 7대 도시에 고객시승센터 운영등 공격적 마케팅과 더불어 신 노사관계정립, 산학협력체제강화 등을 추진해 안정적인 회사경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에 GM대우는 무분규 노사관계와 기대 이상의 생산성을 유지했던 대우인천자동차(직원 4300여명)를 예정보다 3년 앞당긴 2005년 10월, 완전 흡수 통합하게 된다.

당시 강성 노조로 유명했던 대우인천자동차 노조는 상생의 길을 선택했고 한국GM 내 가장 큰 사업장인 부평공장으로 거듭나며 2년 연속 수출 1위 제품인 트랙스를 생산하는 등 국내 산업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침체 여파로 노사가 생존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데 노조가 회사의 어려운 자금난을 감안하지 않은 채 과거의 관행을 답습해 강경한 태도를 보여 노사관계가 악화된 것이다.

이에 GM은 결국 '철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댄 암만 GM 총괄사장도 "모두(한국GM 이해관계자)가 다음 주 금요일(20일)에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며 구조조정 데드라인이 '20일'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한국GM은 지난 2월 13일 군산공장 폐쇄 이후 "한국에서 계속 사업하고 싶다"며 한국GM에 빌려준 차입금 27억달러 출자전환, 2개 종류 신차 배정, 28억달러의 신차 생산시설·연구개발(R&D) 신규 투자 등 나름대로 현실성 있고 굵직한 회생 방안을 비교적 발 빠르게 내놓았다.

하지만 노조와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지난달 말부터 GM 최고경영진의 한국GM 처리 기조가 '회생'보다는 '법정관리' 쪽으로 급격히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국GM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청산(파산)이나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한 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 추가 인력 구조조정은 물론, 현재 GM과 한국GM 내부 기류로 미뤄 생산 시설은 궁극적으로 폐쇄하고 연구·디자인 센터와 판매 조직 정도만 남길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한국GM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옛 대우사태로 돌아가는 듯한 한국GM 노사가 얻어야 할 교훈은 먼 곳에 있지 않다"며 "대우인천자동차 시기만 떠올려도 '회사가 있어야 노조가 있다'는 매우 간단한 이치를 알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GM노조는 무엇을 위해 투쟁하는지 다시한번 고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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