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들이 올 1분기에도 견조한 성적을 이어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1분기까지 주식시장이 활발했던 만큼 증권사 수익은 전 분기 대비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스닥 브로커리지(주식중개)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의 약진이 눈에 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추정치가 3곳 이상인 4개 증권사(삼성증권·키움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의 올 1분기 순이익은 3년 전 연간 수준을 웃돌 전망이다. 이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따른 수혜로 풀이된다.
2017년 말을 기준으로 키움증권의 코스닥시장 점유율은 25.3%로 2위인 미래에셋대우(14.9%)와 비교해도 독보적인 수준이다. 더욱이 올 1분기 거래대금은 전 분기 대비 26% 증가하며 수익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는 한계비용이 0에 가깝기 때문에 거래대금의 증가는 비용의 수반 없이 영업이익의 증가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실제 추정치에 따르면 키움증권 1분기 매출액 1901억원 중 약 68%(1288억원)가 영업이익으로 잡혔다.
신규 고객의 유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일평균 신규계좌의 유입을 보면 1월 4000여좌로 최고를 경신했고, 분기로는 3100좌로 추정된다. 비대면 계좌개설이 허용된 이후 신규계좌의 유입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이에 키움증권 관계자는 "증시 호황과 더불어 직원 생산성이 높아 좋은 실적이 나온 것 같다"면서 "하반기에는 기업공개(IPO) 등 투자은행(IB)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성장성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과 함께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둘 증권사는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의 추정 순이익은 10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3.6%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최근 평생 무료수수료 이벤트로 일평균 개설 계좌가 350개에서 2000개까지 급증한 영향이다. 특히 삼성증권은 1억원 이상 개인 자산가를 가장 많이 보유한 증권사로 이번에 유입된 고객 역시 중장년층의 비중이 높아 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증시 변동성에도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이익이 증가했고, 주식 직접투자(PI)를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타 대형사보다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불거진 배당 사태로 2분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국내 초대형 증권사 규모에 맞는 실적을 냈다. 1분기 추정 순이익은 134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2.0%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해외주식 잔고가 4조원으로 급증하며 업계 1위로 도약했다. 또 1분기에만 롯데인천개발 인수금융, 카페24 IPO 등 굵직한 IB관련 딜을 따내며 수익성을 높였다.
NH투자증권의 실적은 다소 주춤하다. 추정치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5.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 1분기 IB 관련 수익이 주춤했던 영향이다.
실제 지난 해에는 1분기에만 총 12개 IPO 중 5개사의 단독주관사를 맡으며 전체 IPO 공모규모의 55%를 독식했지만 올해 1분기 NH투자증권이 단독주관한 IPO는 14개사 중 동구바이오제약 하나다.
다만 하반기부터 NH투자증권은 현대오일뱅크, 지누스 등 올해 초대형 IPO 대표주관을 맡으며 다시 IB의 강자로 올라설 전망이다. 또한 1조2000억원 규모의 여의도 MBC사옥 부지개발에 대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고, 올 연말에 딜 구조가 구체화될 예정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수한 딜을 많이 확보한 부동산금융 외에도 기업대출, 인수합병(M&A) 자문 수익의 안정적 증가로 중장기적인 이익 가시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