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있는 주요 그룹이 계열사 상장에 나서고 있다. 주요 그룹은 지주사 설립에 관한 과세특례가 올해로 일몰될 가능성이 높아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계열사 상장을 통해 마련된 자금은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의 롯데정보통신은 한국거래소(KRX)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본격적인 상장절차에 돌입했다.
롯데정보통신 상장은 지난 해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한 이후 자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첫 번째 상장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의 유통·식품 부문 42개 계열사를 롯데지주에 합병하는 형태로 순환출자 고리를 현재 11개까지 대폭 줄인 상황이다.
이번 롯데정보통신의 상장 역시 '롯데제과→롯데리아→대홍기획→롯데정보통신→롯데제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한 개선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롯데지주는 지난 26일 증권사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위해 비상장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이라며 "롯데와 주주에게 모두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계열사가 우선 상장 순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정보통신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코리아세븐, 롯데시네마 등 잠재적 IPO 후보 기업들도 상장 준비에 돌입한다. 또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 롯데호텔 등 계열사를 자회사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고심하는 등 지주사의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작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그룹도 계열사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고 지주사 현금확보에 나선다.
현대중공업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가 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현대오일뱅크는 올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로보틱스를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를 완비한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시작으로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등 그룹 사업구조 재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오일뱅크 상장으로 자본증가 효과와 함께 40% 구주매출을 통해 3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SK는 3년여 전 지주사 전환을 완료했지만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일례로 지난 5일 SK는 보유하고 있던 SK증권 지분 10%를 J&W파트너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 계약 안건을 체결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금융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이후 SK는 계열사 상장을 통해 지주사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SK는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SK바이오팜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 SK루브리컨츠 역시 IPO가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SK의 계열사 상장이 지주사 가치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윤활유 사업을 영위하는 SK루브리컨츠의 가치는 약 4조~5조원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지주사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지난해 7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주회사의 자산 총액 요건을 강화하는 등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며, 국회에서도 지주회사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 지분율을 높이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을 발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주회사 설립에 대한 과세 특례(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주식을 현물 출자하는 경우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이연해주는 것)가 올해로 일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은 지배구조 개선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