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 비대면 투자 일임이 허용되면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금융분야 전반에 적극 활용되고 있어서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출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낮은 투자비용을 감안해도 저조한 수익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2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3일 기준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인 로보어드바이저펀드는 17개로 나타났다. 지난 해에만 10개 펀드가 새로 설정됐다. 해당기간 총 326억원의 자금이 로보어드바이저펀드로 순유입됐다.
올해 하반기에는 금융투자업계에 비대편 투자 일임이 허용되면서 로보어드바이저의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해당 기술을 활용한 상품 출시도 늘어날 전망이다.
BNK자산운용의 경우 오는 5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이달 출시한 '메리츠시니어펀드'는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투자자문회사인 파운트투자자문의 투자자문 서비스를 받으며 운영되고 있는 상품이다.
무엇보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매력은 낮은 수수료다.
일반적으로 펀드 투자 시 발생하는 각종 수수료를 감안한 연 투자비용률은 평균 1.5%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인공지능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때문에 흔히 '인건비'가 크지 않다. 때문에 투자방식마다 차이는 있지만 연 투자비용률은 1%를 넘지 않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AI스마트베타마켓헤지자(주식-재간접)종류F'의 경우 연 투자비용률은 0.25%에 불과하다. 일반펀드투자로 1년만에 100만원을 벌었을 때 1만5000원을 투자비용으로 내야 했지만 로보펀드를 통해 100만원을 벌었다면 2500원만 내면 된다는 의미다.
로보펀드는 은퇴자산 포트폴리오 구성 시 활용도가 높다. 많은 자금을 투자할 수록, 투자 기간이 길 수록 적은 수수료의 매력은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대부분의 절차를 자동적으로(automatically) 제공하기 때문에 서비스 주기가 잦더라도 한계비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며 "이렇게 감소된 비용은 고객 수수료 부담 인하로 이어지고, 이는 신규고객을 유치하고 기존고객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보펀드 최근 1년 수익률은 수치가 있는 11개 MP 기준.단위(%).23일 기준/제로인
다만 낮은 수수료를 감안해도 저조한 수익률은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KG제로인에 따르면 17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연초이후 평균 수익률이 0.1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기간 코스피 수익률(1.16%)을 따라가지 못했고, 코스닥 수익률(9.17%)에도 한참 못 미쳤다. 글로벌 증시가 모두 올랐던 최근 1년 동안에도 투자 성과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펀드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로보어드바이저가 학습을 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인공지능은 데이터가 축적될 수록 똑똑해지기 때문에 로보펀드의 성과도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로보펀드 대부분이 자산배분형이기 때문에 특정 지수와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박재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 팀장은 "키움투자운용에서 관리하는 로보펀드는 모두 벤치마크지수가 없는 자산배분 펀드"라며 "시장에서 예측하지 못한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는 수익률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일반적 구간에서는 견조한 수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수탁고가 늘어나는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와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라며 "국내에서도 국민자산증식을 위해 규제를 풀어주고 있는 상품군이기 때문에 로보펀드의 전망은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