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벤처·중소기업 활성화를 정책 기조로 내걸면서 비상장주식거래시장(K-OTC)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최근 K-OTC시장에서 거래되던 카페24 등 우량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증시에 상장하면서 상장예정기업에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OTC시장 누적 거래대금이 시장출범 3년 7개월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6년 7월 거래대금이 5000억원을 돌파한 지 1년 8개월여만이다.
◆안전적·합법적 비상장거래 시장
K-OTC시장은 비상장주식 거래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강화하고자 금융투자협회가 개설해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이다. 20일 현재 K-OTC는 협회가 정한 공시의무를 준수해 상장의사를 밝힌 등록기업, 사업보고서 제출법인 중 매출 등 상장요건을 갖춘 기업을 협회가 지정해 상장시킨 지정기업 등 총 117개사가 상장돼 있다.
현재 대다수 비상장주식 투자는 증권사를 통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K-OTC 시장이 아닌 사설사이트 등 비정형 편법거래사이트에서 이뤄진다. K-OTC에 비해 거래되는 회사 수도 많은데다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회피할 수 있어서다. 사설 장외주식거래 사이트에서 발생한 거래내역을 과세당국이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른바 '탈세'가 이뤄지는 시장이기도 하다.
이에 정부는 K-OTC를 통한 벤처·중소기업 투자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안전하고, 투명한 거래가 가능한 시장으로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다. 이에 증권신고서 제출 면제범위 확대, 증권거래세 인하(0.5%→0.3%),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양도소득세(10%) 면제 등을 통해 K-OTC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상장하면 대박…'흙 속의 진주' 찾기
K-OTC시장은 상장을 추진하는 비상장기업에게 기업의 적정가치를 평가받게 하고 홍보 기회를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상장 전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높은 수익률을 챙길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그간 삼성SDS, 미래에셋생명, 제주항공 등 많은 우량기업들이 K-OTC를 거쳐 국내 증시에 상장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첫 '테슬라요건 1호 상장사' 카페24를 발굴한 시장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은 '흙 속의 진주' 찾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K-OTC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기업 주식은 '쎄니팡'이다. 쎄니팡은 수도배관 세척 기술과 관련해 지난 9일 NICE평가정보 기술신용평가(투자용)로 부터 TI-3(우수)등급을 받으면서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요건을 갖추게 됐다. 이에 쎄니팡 측은 내달 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을 밝혔고, 덕분에 쎄니팡 주가는 이달에만 438% 급등했다. 거래량은 6배 가량 늘었다.
삼성 의료기기사업부와 합병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삼성메디슨도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다. 삼성메디슨은 삼성전자를 최대주주(현재 지분 68.45%)로 두고 있는 초음파진단기 전문 기업이다.
의료기기 사업 특성상 높은 진입 장벽 등으로 초기 적자가 많이 누적된 상태였지만 지난 해 3분기 기준 영업순손실을 벗어나며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주가는 최근 1년 간 152% 가량 상승했다.
아마존 침대 부문 판매 1위 매트리스업체 지누스 역시 NH투자증권을 통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최근 1년 간 주가가 172% 이상 올랐다.
이 외에도 IBK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SK건설 등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기업들도 K-OTC 내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한재영 K-OTC부 부장은 "2018년부터 K-OTC시장을 통해 중소·중견기업 주식을 거래할 경우 양도소득세가 면제되면서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신규등록, 지정기업의 적극 유치를 통해 K-OTC시장이 최고의 비상장기업 거래시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