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옥.
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단순히 판매량 증가에 힘쓰기보다 실리 챙기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판매 비중을 보면 판매 단가가 높은 레저용차량(RV)의 판매 비중을 늘리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미니밴을 합한 RV만 총 7만7067대를 판매했다. 이는 승용(세단)과 RV를 합한 현대·기아차의 전체 판매(16만3637대)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47.1% 수준이다. 미국에서 팔린 현대·기아차 2대 중 1대는 RV였던 셈이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RV 판매 비중은 최근 상승세다. 판매비중이 2010년 40.3%에서 2013년 31.4%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회복세를 보여 지난해 46%까지 올랐다. RV 판매대수도 2010년 36만229대에서 지난해 58만7178대로 68% 증가했다.
RV는 판매 단가가 높은 차종이라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 현대·기아차도 RV 판매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RV 라인업을 본격 확장한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코나, 하반기에 신형 싼타페와 투싼 부분변경 모델을 각각 출시한다.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과 수소전기차 넥쏘 등 친환경 SUV 2개 차종도 올해 미국 시장에 선보인다. 내년에는 코나보다 작은 소형 SUV와 싼타페보다 큰 대형 SUV까지 내놓을 방침이다.
기아차는 올해 쏘렌토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니로의 전기차 버전인 니로 EV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 시장에서 RV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 올해 1∼2월 미국 내 RV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판매는 0.8%, 승용 판매는 11.9% 각각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존 앤저빈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세일즈 디렉터는 "전체 매출 가운데 39%를 SUV에서 끌어내고 있다"면서 "올해 SUV 시장에서 매우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노력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UN본부에서 실시한 차량입찰에서 일본·미국 업체를 제치고 12백만불 규모의 기관차량을 수주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이를 계기로 그동안의 해외영업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한 것 아니냐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UN본부가 구매하는 차량이 평화·구호활동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며 규모는 향후 5년간 1000대 규모라고 밝혔다. 이번 납품 규모는 1000대에 불과하지만 UN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과 공신력, 그리고 이번 입찰결과가 일본·미국의 쟁쟁한 메이저 업체를 제치고 이뤄낸 쾌거인 만큼 이를 계기로 향후 전세계 조달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업계에 따르면 UN본부와 전 세계 산하기구의 차량규모는 17조원에 달하며, UN납품을 통해 얻은 공신력으로 세계 각 국 정부의 공공차량 공략도 훨씬 수월진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입찰의 경제 효과는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