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오른쪽)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각 사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가 속속 결정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장수 CEO'로 불리는 두 증권사 CEO의 거취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이 주인공. 둘은 지난해 각사에서 호실적을 기록한 데다 새로운 먹거리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면서 '최장수' 기록 경신에 바짝 다가섰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2월 말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 2007년부터 한국투자증권을 이끌어온 유 사장은 올해 큰 이변 없이 11연임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 유 사장의 연임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실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524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주식시장 호황과 더불어 투자은행(IB), 자산운용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적을 거둔 결과다. 특히 증권사 수익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2%로 1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 중 단연 최상위 성적이다.
또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유일하게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따낸 점은 유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힘를 실어준다. 지난해 1차 발행어음(5000억원)이 출시 이틀 만에 완판되면서 선점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단빡(Danpac) 증권사 지분(75%) 인수계약을 체결하면서 해외 시장 개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서도 유 사장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김 사장 역시 지난 2008년부터 교보증권을 이끌어 온 증권업계 대표적인 장수 CEO다. 지난해 교보증권이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을 기록하면서 5연임에 파란불이 켜졌다.
교보증권의 지난해 실적은 창립 이래 두 번째로 우수한 성적이다. 지난해 교보증권의 순이익은 74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8% 증가했다. 연초 세웠던 목표치(640억원)를 크게 웃돌며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전년 대비 0.93%포인트 상승한 9.29%를 기록했다.
김 사장이 역점을 두고 시작한 '신사업'도 성공적이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2월 처음으로 인하우스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했다. 인하우스 헤지펀드란 증권사가 내부자금을 활용해 헤지펀드(사모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에 김 사장이 헤지펀드 담당인력을 늘리고, 채권운용 전문성 확충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1월 말 기준 교보증권의 인하우스 헤지펀드 운용자산은 1조5553억원으로 2위 NH투자증권(4524억원)을 3배 이상 앞서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여타 증권사 CEO들의 거취도 결정될 전망이다.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은 지난해 호실적을 기반으로 3연임이 긍정적이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역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재신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과 주익수 하이투자증권 사장의 연임 여부는 불확실하다. NH투자증권은 이미 임추위를 구성해 차기 사장단 후보를 추린 상태다. 이에 정영채 투자은행(IB)부문 대표(부사장), 김광훈 부사장의 내부승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주 사장은 오는 3월 DGB지주가 하이투자증권의 인수를 마무리 함과 동시에 임기를 마무리지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인수절차가 미뤄지면서 주 사장의 연임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