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한 때 2.8%까지 치솟으면서 전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장을 연출하고 있다. 금리가 많이 오르면(채권값 하락) 증시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머니무브'가 발생할 우려 때문이다. 지난 9년 간 주식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을 이끌었던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국내 증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을 우려하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위기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시를 떠받치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견조하기 때문이다.
6일 주요 증권사(메리츠종금·미래에셋대우·IBK투자증권·이베스트·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5명에게 향후 국내 증시 전망을 물은 결과, 미국 금리인상 여파로 인한 국내 증시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이란 의견이 중론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은 현재 주가가 흔들리는 이유를 세가지로 요약했다. 먼저 신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제롬파월로 바뀌면서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됐다는 평가다. 또 국내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다. 마지막으로 패시브(지수 추종형)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하락장 변동성이 커졌다는 것.
다만 지금의 조정장은 길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지호 센터장은 "10년 주기설을 말하면서 금융위기를 우려하는 시각도 많은데 과거와 달리 국내 금융기관이 위험자산 관리를 잘 하고 있고, 증시 펀터멘털도 견조하다"면서 "향후 연준 파웰 의장의 발언과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 센터장은 "미국 임금 인상으로 미국 금리 인상이 기대보다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이 고전하고 있다"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3%를 키(key) 데이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 금융지표들은 조만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이고, 국내 증시도 설 전까지 변동성이 커지다 이후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현재 조정장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도 나왔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은 이번에 강하게 조정을 받겠지만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들이 어느 정도 빠지면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윤지호 센터장 역시 "설 연후 이후 상승 흐름을 되찾을 것"이라며 "지금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시 조정이 장기화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은 없었지만 당분간은 추가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 세계적으로 주가가 너무 높다. 그동안 주가를 끌고 왔던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에 변화가 생긴 만큼 당분간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금을 적당히 덜어내는 전략'도 필요하다는 게 이종우 센터장의 조언이다.
또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주식시장 펀더멘털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고점 대비 10% 이상 빠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리스크가 이제 막 시작된 상황이라 투자보다는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