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옥.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긴 국내 자동차 업계의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 마라톤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기아자동차는 현대자동차의 임단협이 가결된 만큼 더 늦어지기 전에 협상을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 15일 전체 조합원 4만9667명을 대상으로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4만6082명(투표율 92.78%) 가운데 2만8138명(61.06%)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노사는 이번 주중 임단협 타결 조인식을 열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12월19일 진행한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노조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부결됐다. 이후 노사는 4차례 교섭을 진행하며 합의를 이끌었다.
2차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5만8000원 인상(정기승호·별도승호 포함), 성과급 및 격려금 300% + 280만원, 중소기업 제품 구입시 20만 포인트 지원, 사내하도급 근로자 3500명 추가 직영 특별고용 등 1차 잠정합의안 골격을 유지하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아차 노사도 지난 15일 열린 임금교섭에서 2017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임금성 부분은 현대차 노사의 2차 잠정합의안과 동일하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15일 27차 임금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 5월 11일 상견례 이후 8개월여 만이다.
노사는 어려워진 경영환경에 대한 상호 이해와 2017년 교섭 마무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며 합의점을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잠정합의안의 주요내용은 ▲기본급 5만8000원 인상(호봉승급분 및 별도호봉승급 포함) ▲성과격려금 300%+28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40만원 등이다. 총 금액은 현대차 노사가 도출한 잠정합의안과 동일하다. 또 이번 합의안에는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사회공헌기금 20억 출연 ▲정년퇴직 예정자 지원 프로그램의 확대 개편 등 노사의 사회적 역할 증진과 종업원 삶의 질 향상에 중점을 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더해 기아차 노사는 2016년 합의한 사내하도급 특별채용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채용 관련한 TFT를 운영하기로 하는 등 사내하도급 문제해결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표명했다.
이번 잠정합의는 파업 등 생산차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임금교섭 합의안을 도출함으로써, 노사문제로 인한 기아차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줄였다는 평가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 한해 통상임금 판결로 인한 부담 가중, 사드 여파로 인한 중국 판매 감소 등 여러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새해를 맞이하여 노사가 함께 노력해 합의점을 찾았다"며 "노사가 합심해 당면한 난관들을 극복하고, 고객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적기에 전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1월 18일 실시될 예정이다.
한편 자동차 업계의 임협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고 있지만 진통 끝에 타결된 만큼 상처는 깊게 남았다. 르노삼성과 쌍용자동차는 무분규로 임협을 끝냈지만 한국지엠과 현대차, 기아차는 모두 해를 넘겨 이어지는 파업 등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현대차 노조는 2017년 임단협 과정에서 모두 24차례의 파업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차량 7만6900여대에 1조6200여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