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매출의 10분의 1에 불과한 바이오기업 '셀트리온'.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 시가총액은 최근 현대차, POSCO를 뛰어 넘었다.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 기대감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업에 상장 문턱을 낮추겠다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성장 가능성을 무기로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다. 정부가 기술특례상장기업의 자금지원을 확대하고 코스닥 진입규제를 완화하는 등 기업의 '미래성장가치'에 중점을 두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이달에만 3개 기업이 특례 상장을 추진한다.
◆ 정부 "상장제도는 성장잠재력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적자를 낸 기업도 성장성이 증명되면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거래소의 테슬라(Tesla) 요건 신설을 통해서다. 지난 2005년부터 '기술평가 특례상장'이란 제도를 통해 적자기업도 상장할 수 있는 요건이 있었지만 이는 바이오 업종에만 혜택이 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테슬라 상장, 상장주선인 추천 등 특례 요건을 확대해 상장의 문턱을 낮춘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9일 밝힌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에도 상장 제도를 기업의 성장잠재력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아울러 기술특례 상장기업에 대해선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테슬라 상장의 풋백옵션 완화도 약속했다. 테슬라 상장 요건 중 상장 후 3개월간 주가가 공모가보다 10% 이상 하락하면 일반투자자가 현 주가의 90% 수준으로 주관사에 되팔 수 있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이 주관 증권사의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정부는 풋백옵션을 공모가의 90%에서 80%로 낮추고, 행사 기간을 상장 후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이는 등의 완화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테슬라 상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다.
◆ 1월 기업공개(IPO), 절반이 특례 상장 기업
이달에만 3개 기업이 특례 상장을 위한 청약에 돌입한다.
이달 말 국내 1호 테슬라 상장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 '카페24'가 청약을 시작한다. 카페24는 2016년 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최대 규모의 쇼핑몰 솔루션 기업이자 플랫폼 사업자로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공모규모도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카페24의 공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테슬라 상장에 따라나서는 벤처기업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 링크제니시스, 엔지켐생명과학 역시 이달 중순부터 공모주 청약에 돌입한다. 두 기업 모두 기술특례 상장 기업이다. 링크제니시스는 인공지능을 적용한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업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류마티스관절염, 천식 치료제 등 8가지 적응증의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IB 관계자는 "1월에 청약을 진행하는 6개 기업 중 3개 기업이 특례 상장 기업이다"면서 "앞으로 기업의 주가 수준은 현재 매출액이 아닌 미래 성장 가능성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9일 기준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35조8799억원으로 현대차(33조5922억원), POSCO(32조9130억원)를 웃돌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이 이뤄지면 단숨에 시총 4위에 자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