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은 단순히 오래 지속됐다 해서 끝나진 않는다" (Bull markets don't die of old age)
오래된 증시 격언이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강세장은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높고, 몇 년 째 랠리가 이어졌다 해서 쉽게 끝나진 않는다는 의미다. 동시에 강세장은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종결된다는 뜻도 함축되어 있다.
글로벌 증시 강세장 흐름의 핵심은 정부의 투자 확대에 기인한 인플레이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1950년대 상황을 복기해보면 근거는 더 뚜렷하다.
1950년대는 오랜 디플레이션 끝에 마침내 인플레이션의 태동이 감지됐던, 장기 강세장의 초석을 닦았던 시기다.
글로벌 경제는 1929년 대공황 이후 20년간 침체 상태였다. 미소(美蘇) 냉전은 지속되고 있었고, 미국채 1년물 금리는 1935년부터 1945년까지 약 10년간 0%대를 횡보했다. 2차 세계대전이 종결된 후에도 4~5년간은 1%대 초반의 초저금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1950년대와 1960년대 들어서 구조적 인플레이션이 태동했다. 유럽은 전후 재건(再建) 사업을 시작하며 건설투자와 시설투자가 본격화됐고, 미소 냉전은 경쟁적인 기술투자를 앞당겼다.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프르쿠니크 1호를 발사하자 충격을 받은 미국이 이에 맞춰 우주개발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이다.
또 1953년 미국은 아이젠하워가 공화당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부자 증세, 수퍼 하이웨이 건설1 등 진보 성향의 정책을 펼치면서 소비와 투자를 동시에 진작시켰다. 아울러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인수합병(M&A)이 활발했는데 많은 기업들의 가치가 실제 주식의 가치보다 낮은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경기 활황에 맞추어 저평가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수/합병이 속도를 내게 된 것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단기금리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디플레이션 탈출의 신호"라고 말했다. 디플레이션이 만연한 경우 기업가치는 성장성(EPS)으로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장부가치(BPS)와 배당(DPS)이 유용한 잣대가 된다는 것.
박 연구원은 "1950년에 배당수익률이 1년물 국채금리를 하향 돌파하면서 장기 강세장이 시작되었다"면서 "최근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기준금리를 하회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이것은 강력한 매수 신호였다"고 해석했다.
이러한 분석에 따라 2018년 강세장이 이어질 것을 전망한다. 산업수요 증가로 인한 설비투자 확대, 민간소비 회복으로 인해기저에서부터 물가 회복을 확인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점망이다. 특히 가치주로, 중소형주로 포트폴리오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은 에너지 자급, 법인세 인하를 통해 온쇼어링(on-shoring)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고 한국은 소득주도 성장, 혁신 성장을 내걸고 수요 진작에 나섰다. 중국은 부채 구조조정을 지속하면서도 자본시장을 개방하고 일대일로, 슝안신구 등 인프라 투자를 견지해 경기부양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초저금리를 탈출해 인플레이션 시대를 열었던 전후 미국의 1950년대 강세장 사례를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전망하는 1월 코스피 예상밴드는 2430~2600포인트"로 상승장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