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상황은 여전히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1.2% 성장을 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세계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3대시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는 인도와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이사는 지난 8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열린 '2018년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글로벌 경제는 올해보다 좋아지겠지만 자동차 시장은 위축될 것"이라며 "중국,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내년 세계 경제가 선진국의 안정적 성장과 신흥국의 회복세 확대에 힘입어 3.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내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9372만대로, 올해보다 1.2%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증가율이다.
미국은 금리상승에 따른 실구매 부담 증가, 중국은 구매세 인하 종료의 영향으로 각각 판매가 1.7%, 1.3%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국은 시장 데이터가 나오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판매 감소를 나타낼 전망이다. 중국의 경우 구매세 인하 종료로 인한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내수 경기 회복 등 긍정 요인과 대기 수요 소진 등 부정 요인으로 인해 1.5%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반면 브라질(7.8%↑)과 러시아(16.7%↑), 인도(8.7%↑) 등 신흥국은 경기 회복에 따른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이사는 "인도는 올해 320만대, 내년 348만대, 2020~21년경 388만대로 세계 5위권으로 올라갈 것"이라며 "2016년 이후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는 브라질은 경기회복과 볼륨차급 신차로 회복세를 지속하며 러시아 역시 경기회복과 추가 금리인하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유럽 등 3대 주요 시장의 부진을 만회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
국내 시장도 신차 효과 축소 등의 영향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82만대 보다 1.1% 줄어든 180만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자동차 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율은 달러화와 엔화 약세가 지속하면서 가장 큰 불안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은 올해 1130원에서 내년 1105원으로 낮아지며, 원·엔 환율은 100엔 당 1018원에서 978원으로 전망했다.
엔저 효과는 가격에 반영돼 일본 업체들의 가격경쟁력과 수익성이 높아진다. 이 같은 수익금을 신흥시장 공략에 활용할 전망이다.
이 이사는 "엔저가 시작되기 전에는 쏘나타와 혼다의 글로벌 시장 가격차이가 10%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2%로 줄었다"며 "한국차의 가격경쟁력이 줄어들고, 일본차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요타 등이 엔저로 인해 10% 이상의 수익률을 냈는데, 이를 연구개발과 신흥시장 개척에 투자하면서 신흥국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 중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만 해도 20% 미만이었으나 올해 30%까지 올랐고, 내년에는 32%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소형 SUV 시장이 크게 확대되면서 전체 SUV 판매 비중이 2022년까지 40%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이사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등 차종을 분간할 수 없는 차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전기차 시대가 되면 차종을 구분하는 외형에 대한 기준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EV)를 비롯한 친환경 모델의 상승세도 기대된다. 2018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를 비롯한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 급증해 3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