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으로도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개정안이 막판에 '급제동'이 걸렸다.
기존에 5만원까지만 허용했던 농축수산품 선물 상한액을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안이 유력했지만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권익위는 27일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6시께까지 전원위원회를 열어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했지만 격론 끝에 반대 의견이 더 많아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익위의 전원위원은 박은정 권익위원장을 포함해 총 15명이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 참석 등 외부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고 사무처장은 공석이며, 위원 1명도 불참해 이날 전원위원회에는 12명이 참석했다.
당초 권익위는 이날 전원위에서 농축수산품 선물에 한해서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의결한 뒤 당정협의를 거쳐 29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개정안이 부결됨에 따라 시행령 개정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9일에 농산물 유통현장을 점검하면서 "늦어도 설 대목에는 농축수산인들이 실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개정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권익위 전원위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밟을 계획이었다.
다만 농축수산품에 한해 10만원으로 상향조정하는 당초 안이 확정됐어도 과수·화훼농가를 제외한 한우 등 축산농가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이었다.
생산 비용이 해마다 늘어 10만원에 맞는 선물세트를 만들 수 있는 품목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식사비 상한액 논의에서 빠진 식당가는 더욱 실망감이 컸다.
정부세종청사 인근의 한 식당 주인은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새로운 메뉴를 구성한 지도 벌써 1년이 지나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며 "하지만 그래도 조금 기대를 하긴 했는데 기대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각에선 여전히 청탁금지법의 '3·5·10 규정'에 대한 개정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시행한 지 1년밖에 안된 청탁금지법을 한 번 손대기 시작하면 개정요구가 우후죽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게다가 일반 국민들의 경우엔 청탁금지법 도입이 긍정적 효과가 더 많아 이를 상향조정하는 것이 오히려 '정서법'에 어긋난다는 여론도 상당했다.
청탁금지법에 대한 이같은 우려가 결과적으로 이날 권익위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결과를 연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