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 '맏형'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올해 부진을 털고 내년 분위기 반전을 위해 '현지화' 전략을 펼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지난달 세계 주요 시장 중 유럽을 제외하고 미국과 중국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최근 한중관계 해빙 무드 속에서 중국 판매 회복을 위해 현지 전략형 신차를 늘리고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을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다시 한 번 어슈어런스(보증)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지화'로 중국 공략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화' 전략을 펼친다. 현대차는 루이나, ix35 등 중국 전략형 차종의 새 모델을 투입하는 데 더해 투싼 등 주력차종에 첨단기술을 적용한 스페셜 에디션 모델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사드보복을 계기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중국 현지에 디자인과 연구개발 역량을 키우고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중국 사업본부와 연구개발본부를 한 곳으로 모아 별도의 '중국제품개발본부'를 출범시키는 등 중국 시장 환경과 소비자 욕구를 반영한 차량을 적기에 출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에서 디자인과 연구개발 역량을 키우고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중국 전략형 신차를 늘려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중국에서 현지 전략형 신차 출시와 판촉 활동을 확대한다.
기아차는 지난 7일 중국 전용 신형 '포르테'를 출시했다. 포르테는 포털 기업 바이두의 통신형 내비게이션 '바이두 맵오토'와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 '두어 오토'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포르테는 2009년 중국에 첫 선을 보인 뒤 10월까지 총 50만4302대가 팔리는 성공을 거둬 기아차는 이번 신차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에서 포르테가 속한 준중형차 시장은 SUV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또 최근 중국 전략형 SUV인 스포티지R 후속모델 신형 즈파오도 공개했다.
◆미국 '신뢰·브랜드 높이기'
현대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쇼퍼 어슈어런스(구매자 보증)'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프로그램을 차량 이용자 만족도 개선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것이다.
우선 판매 차종의 권장소비자가격(MSRP)에 모든 할인 요인을 표기하는 등 딜러 웹사이트에 투명한 가격을 고시해 소비자 혼란과 불만을 줄이기로 했다. 또한 관심 차량을 언제 어디서나 쉽게 시승할 수 있도록 한다. 차량 구입 과정은 매장에 관련 서류를 가져가 처리하는 번잡함을 없애고 대부분의 서류 및 구매 과정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쇼퍼 어슈어런스의 백미는 차량 환불 보장이다. 3일 머니백으로 이름 붙은 프로그램은 차량 구입 3일 이내 300마일(483㎞) 이상을 주행하지 않았다면 일부 검사 후 차량을 무상 환불받을 수 있다.
이는 과거 현대차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품질과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내세운 '10년 10만 마일' 보증 프로모션과 비슷한 모습이다. 이를바탕으로 1998년 9만대 수준에 불과했던 미국 시장 판매량은 1999년부터 보증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또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제품군 확대를 통해 상승 분위기를 이어간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미국 판매 대수는 1786대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01대보다 48.7% 늘어난 것이다.
현대차는 내달 중 미국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많은 G80의 디젤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G80 디젤 모델은 최고 출력 200마력을 발휘하는 2.2리터 엔진을 장착하고, 8단 변속기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년 초에는 G70을 출시할 예정이다. 오는 2019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G80의 후속모델(프로젝트명 RG)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적용해 선보이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기아차는 미국에서 차량구매를 돕는 인공지능 챗봇 '기안'을 선보였다. 기안은 제품 정보, 재고, 가격비교 등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기아차에 대한 24시간 일대일 답변이 가능한 인공지능서비스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는 신차 투입에 따른 모델 라인업 확대로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 회복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 G70과 코나, 신형 싼타페는 물론 다양한 신차 출시를 통해 G2(미국과 중국) 시장 판매를 회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