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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윤휘종의 잠시쉼표] 대기업 이긴 '동네빵집'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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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이 있는 통인시장 근처에는 대기업 프렌차이즈형 빵집이 없다. 워낙 유명한 '동네빵집'이 있어 대기업 프렌차이즈도 손을 들고 나갔다.

이 빵집이 동네를 장악할 수 있었던 건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빵집으로서의 경쟁력, 즉 빵맛이 독특하고도 좋다. 프렌차이즈는 제공할 수 없는 독특한 소재와 신선한 맛으로 유명하다.

이 집에서 유명한 빵은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많이 났다. 그래서 주말에는 관광객들이 그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설 정도다. 젊은이들은 빵집 간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아마 SNS에 자랑을 할 것이다.

근처에는 '엽전 도시락'으로도 유명한 통인시장이 있다. 옛날 엽전으로 시장 음식을 도시락에 담아 먹는 재미를 찾기 위해 온 사람들이 근처 빵집에 와서 몇봉지씩 사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즉, 동네 빵집이라도 맛(본원적 경쟁력)이 있고, 카톡이나 밴드 같은 SNS로 입소문도 나면서, 지역적 특색까지 활용할 수 있으면 대기업 부럽지 않은 유명 빵집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이다. 대기업 프렌차이즈도 이 집의 유명세를 이기지 못했으니 중소기업의 성공 사례로 연구해볼만한 가치도 있다.

동네빵집 얘기를 꺼낸 건 무한경쟁 시대에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혁신, 또 혁신'만이 생존을 위한 열쇠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실제로 오늘날 성공한 대기업들은 항상 변화와 혁신을 경영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 왔다. 잠시 한 눈을 파는 순간 기업은 휘청거리고, 그 틈을 경쟁사가 차지하는 게 글로벌 경쟁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삶에 정신적 여유는 없겠지만 그런 긴장과 변화를 예민한 자세가 지금까지 숨을 쉬게 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비공식적인 이야기지만 삼성전자는 IMF 직후 전체 직원의 50% 가까이를 줄였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을 해고하고 뼈를 깍을 정도의 체질을 개선해 일류기업이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삼성은 당시 주가가 4만원에서 2만원대로 떨어졌을 정도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를 극복한 건 정부도, 국민도 아닌, 위기 의식을 가진 회사 임직원들이었다.

그런 혁신을 하지 못한 기업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 불과 몇년 전에도 해운조선 분야에서 자수성가해 대기업 반열에 올랐던 그룹도 좌초했다. 지금도 수많은 기업들이 혁신에 실패해 문을 닫는다. 기업 규모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역으로 말하면, 지금 중소기업들도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면 세계적인 일류기업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대기업이 되라는 의미는 아니다. 현실적으로도 그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보다는 '히든 챔피언(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각 분야의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기업)'으로 자리잡으면 된다. 히든 챔피언들은 일본이나 독일의 보이지 않는 '경제 버팀목'이다. 이들은 대기업의 '갑질'에도 휘둘리지 않는다.

중소기업 못지 않게 정부도 혁신을 해야 한다. 지금 정부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시키고 여러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런데 정책들이 예전 중기청 때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예를 들어 정부가 중소기업에 직원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게 좋은지, 기업이 돈을 더 벌 수 있도록 원천기술을 지원하거나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게 좋은지는 불을 보듯 명확하다. 자금지원이 당장엔 도움이 되고, 쉬운 방법이긴 하겠지만 그건 답이 아니다.

교자채신(敎子採薪)이란 말이 있다. 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물고기를 주지 않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준다는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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