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로 직격탄을 맞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6% 감소한 1189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9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8% 증가한 1조6308억원, 순이익은 81.1% 감소한 28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1~3분기(1~9월)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4조5798억원, 영업이익은 13.0% 감소한 1881억원, 순이익은 70.6% 감소한 50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53억원이 증가해 최근 5년내 3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중국 사드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27억원, 1238억원씩 감소했다.
여객부문은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한한령 여파 장기화와 추석 황금연휴 수요 분산으로 인해 전년 대비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아시아나는 이에 따라 ▲중국 노선 공급 축소 ▲동남아·일본 대체 노선 공급 확대 ▲유럽·미주 등 장거리 노선 마케팅 강화 등의 다양한 영업 전략을 벌였다.
화물부문은 3분기까지 호조세가 이어지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특히 LCD, 휴대폰, 반도체 등 IT 품목과 신선식품·특수화물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3분기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향후에도 화물 실적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중국 한한령이 해소되면 대기수요 유입으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한·중 관계 개선에 따른 중국 노선 수요 회복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첨단 항공기 A350을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해 기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노선 개발을 통해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라며 "화물 수요에 따른 전략적 노선 운용을 더욱 강화하고 프리미엄화물 운송과 공급력을 확대해 4분기 실적 향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4분기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중 양국의 관계 개선 합의문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중국 당국이 진행한 한국행 단체 여행 금지 조치를 해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4분기에는 10월 추석연휴 효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 호조로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지척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바로 상황이 좋아진다고 판단하긴 어렵다"라며 "교류정상화 협의는 환영하지만 향후 단체 여행 금지 조치를 풀어줄지 지속적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과의 항공 자유화가 단기에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중국인 단체 여행객 급감 부담이 점진적으로 완화된다면 내년 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운수권 성과는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