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한·중 관계 정상화 합의문 발표 이후 반등의 기회를 잡기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 들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악재로 지난해 대비 40%가량 판매가 급감한 상태다. 이에 중국시장 매출을 조속히 회복하기 위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내세운 전략은 '현지화'다.
기아차가 중국 전용 모델로 출시한 신형 포르테.
◆현지화 전략 가속도
현대·기아차는 중국 현지화와 가성비를 앞세워 반등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9월 출시한 '올 뉴 루이나'는 출시 열흘 만에 4500대 이상 판매됐다. 덕분에 지난 9월 중국에서 올 들어 최고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 뉴 루이나는 현대차 충칭공장의 첫 양산모델로 20대 중·후반 구매층을 목표로 개발된 C1세그먼트의 소형 세단이다. 올 뉴 루이나가 속한 차급(C1)의 전체 산업 수요가 3만7000대(8월 기준)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현지 반응은 뜨겁다.
업계에서는 '올 뉴 루이나'의 인기 요인으로 가성비를 꼽았다. 올 뉴 루이나의 판매가격은 4만9900~7만3900위안(856만~1267만원)이다. 현지 브랜드인 길리 '킹콩'과 비슷한 가격(4만3900~6만5900위안)대를 형성하고 있다.현대차는 '올 뉴 루이나' 출시에 이어 연내에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 35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기아차는 중국 전용 준중형 세단 신형 '포르테'를 출시한다. 신형 포르테의 중국 현지명은 영문명인 포르테와 발음이 유사하고 성공을 위해 진취적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차라는 뜻을 담은 '푸뤼디(福瑞迪)'로 결정됐다.
포르테가 속한 준중형 세단 시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시장이다. 2009년 중국에 첫 선을 보인 포르테는 지난 10월까지 50만4302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디자인, 성능을 개선하고 최신 안전·편의기술을 탑재한 신형 포르테를 앞세워 중국 자동차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젊은 세대를 공략할 방침이다.
특히 새로운 정보기술(IT)에 민감한 중국 소비자 특징을 반영해 중국 합자업체 최초로 바이두사의 커넥티비티 서비스인 통신형 내비게이션 '바이두 맵오토',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 '두어 OS 오토' 등을 구현했다.
칠성그룹 왕옌링 총재(798 예술구 동사장), 현대차 설영흥 고문, '현대 모터스튜디오 베이징' 디자인 설계사인 2x4 마이클 락 대표, 수잔 셀러 대표,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ARS 일렉트로니카 마틴 혼직 총감독, 현대자동차 이병호 중국사업본부장(좌측 세번째부터)이 '현대 모터스튜디오 베이징' 개관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중국통' 잇단 영입
현대차그룹은 최근 중국 시장 전문가들을 잇따라 영입하며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베이징현대 총경리에 '중국통'으로 불리는 담도굉 중국지원 사업부장을 임명했다. 스타 디자이너도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이들은 국적도 나이도 출신회사도 모두 다르지만 자동차 디자인 부분에서 '중국통'으로 불린다.
우선 지난 6월 영입한 폴크스바겐그룹 중국 디자인 총괄이었던 사이먼 로스비가 대표적이다. 중국기술연구소 현대차 디자인 담당 상무로 영입된 그는 10년 가까이 중국 소비자를 연구하며 폴크스바겐의 중국 전용 모델 및 중국형 디자인 개발을 담당했다.
지난 10월 중국기술연구소 기아차 디자인담당 상무로 영입한 올렉 손 역시 디자인 분야의 '중국통'이다. PSA(푸조·시트로엥)그룹에서 4년 동안 중국 디자인 총괄 역할을 역임했다. 또 지난달 기아디자인센터 스타일링담당 상무로 영입한 피에르 르클레어 역시 중국 창청기차의 디자인 총괄을 지냈다. 중국 디자인 전문가를 적극 영입하면서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최근 중국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과 상품, 마케팅 분야 인력 100여 명으로 구성된 '중국 시장 경쟁력 강화 TF'를 구성했다. 기술 개발과 판매 전략 수립, 경영 등 전반적인 부문에서 중국 맞춤형 체질 개선에 들어간 것이다.
이 외에도 현대차는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 체험공간 '현대모터스튜디오베이징'을 중국 베이징 예술 단지 798예술구에 개관했다. 이는 중국 고객과의 접점을 마련해 자연스럽게 유대감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사드보복으로 닫혔던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면서 현대·기아차가 반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해외 합작사보다 낮은 가격과 현지 브랜드보다 좋은 성능을 앞세워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만큼 시장 환경을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