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이 '안정과 성장'이라는 두 축으로 '제2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안정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업인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성장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가리킨다. 이는 삼성전자가 유망 분야에 집중 투자해 경쟁자를 따라잡고 추격자와의 격차를 벌려 반도체 시장을 석권한 전략을 고스란히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접목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에서 올해 3분기까지 3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가 실적을 견인했다.
25일 바이오젠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베네팔리 매출은 9920만달러(한화 약 1120억원)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배 늘어난 수치로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와 '플릭사비' 등을 유럽에서 판매하는 다국적제약사다.
상반기 매출을 합산한 베네팔리의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은 2억5320만달러(약 28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유럽에서 올린 연간 매출(1억60만달러)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또 다른 시밀러인 플릭사비는 올해 3분기 유럽에서 220만달러(약 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70만달러(약 54억원)다.
이로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3분기까지 유럽에서 베네팔리, 플릭사비로 총 2억5790만달러(약 29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정도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베네팔리의 역할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베네팔리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다. '퍼스트무버' 지위를 내세워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의료진과 환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엔브렐은 다국적제약사 암젠이 개발해 화이자가 판매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베네팔리와 플릭사비 외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도 유럽 판매 승인을 받았다. 휴미라는 류머티스 관절염 등에 쓰이는 세계 판매 1위 바이오 의약품으로 연간 매출 규모가 약 18조원에 이른다. 임랄디는 휴미라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내년 10월 이후 판매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1분기에 이어 3분기(7~9월) 다시 한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개별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05억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1275억원으로 141.5%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에도 3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손실 폭은 작년 대비 28.1% 개선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공장 전체 가동 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2공장 가동률도 상승하면서 전반적으로 실적이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손실이 이어진 데에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콜옵션(주식매수선택권) 평가손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바이오젠의 콜옵션을 회계상 부채로 인식해 반영하고 있다"며 "결산기에 재평가해 차이가 있을 경우 기타손익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2년 바이오젠과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한 바 있다. 현재 지분율은 삼성바이오로직스 94.6%, 바이오젠 5.4%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2일 2공장의 생산제품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제조 승인을 획득했다"며 "이로써 그 동안 시제품 수탁 생산만으로 가동률을 올려왔던 2공장의 내년 가동률 전망치 60%의 달성 가시성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천9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8% 늘었고, 누적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올해 누적된 당기순손실은 869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