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연휴에는 식사 패턴이 평소와 크게 달라진다. 고지방·고단백질 위주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비롯해 과식, 폭음, 장시간 운전 등이 알게 모르게 우리 몸을 혹사하기 쉽다.
문제는 이러한 연휴 기간의 습관들이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러한 습관들은 '간 건강을' 저하할 위험이 크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 대부분은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이다.
식습관이 갑자기 달라질 때 간 건강을 챙겨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간의 '기능성'에 있다. 간은 알코올을 포함한 각종 음식물로부터 영양소를 합성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 대사·살균작용·면역체계 유지를 포함한 500여 가지의 역할을 담당한다.
간은 신진대사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만큼, 손상이 와도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위한 예비 기능이 충분히 비축돼 있다. 문제는 이런 특성 탓에 간세포가 서서히 파괴되고 간 기능이 절반 이하로 저하될 때도 통증, 불편감 등의 증상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간은 50% 이상이 훼손돼도 그 상태를 눈치채기 어려워 흔히 '침묵의 장기'라 불린다. 간세포 손상으로 인한 이상 증상이 뚜렷하게 감지될 무렵에는 이미 간 전반에 걸쳐 손상이 심각한 상태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간 손상은 간질환으로 연결돼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명절 기간처럼 과음하거나 지방·단백질·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기 쉬운 환경은 간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고 나아가 간 손상을 유발하는 '지방간'을 불러올 위험이 크다. 지방간은 간 내 지방이 간 무게의 5% 이상 축적된 증상을 일컫는다. 흔히 과량의 알코올 섭취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알코올성 지방간' 증상이 알려졌지만, 지나친 당분과 탄수화물 섭취 등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사례도 적지 않다.
지방간은 대부분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지방간 환자 4명 중 1명은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간은 건강 상태를 쉽게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평상시의 정기 검진 및 건강한 식습관,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기름진 음식, 육류 섭취가 많은 명절 식사는 간에 부담을 주므로 많이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당 함유 음식과 탄수화물도 하루 권장량의 55∼70% 이상 과하게 섭취하면 안 된다.
음주량 조절도 중요하다. 국민 건강 지침에 따르면 '덜 위험한 음주량'은 하루에 막걸리 2홉(360cc), 소주 2잔(100cc), 맥주 3컵(600cc), 포도주 2잔(240cc), 양주 2잔(60cc)이다. 이보다 더 마시면 과음에 해당되며 이런 경우 지방간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부득이하게 과음한 경우에는 간 손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음주 후 적어도 48시간은 금주해 간이 회복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한편 명절 후 불어난 체중을 줄이기 위해 급격한 다이어트를 계획하는 것은 오히려 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급격한 체중감량은 간 내 염증성 괴사와 섬유화를 악화할 수 있으므로 점차 체중을 감소할 수 있도록 운동 계획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