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사드 갈등'으로 최악의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공법'을 선택했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조치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거세지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어려운 경영환경을 관망하거나 우회하는 대신 위기를 정면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중국 현지 신차 출시와 현지 고객 맞춤형 커넥티드카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기아차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출시한 신차 페가스.
◆현지 전략형 신차 출시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 시장 맞춤형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19일 소형 세단 '올 뉴 루이나(영문명 레이나)'를 출시한 데 이어 기아차도 26일 소형 세단 '페가스(PEGAS, 중문명 환츠)'를 출시했다.
'올 뉴 루이나'는 이달 초 가동에 들어간 베이징현대의 충칭 공장이 생산한 첫 양산 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중국에서 판매 부진에 합작사 베이징기차와 갈등을 겪은 현대차로선 이번 신차 올 뉴 루이나의 출시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루이나는 지난 2010년 중국에서 출시한뒤 지난 달까지 누적 판매 116만대의 인기모델이다.
기아차의 페가스는 같은 소형 세단 'K2'보다 한 단계 아래 차급으로, 경제성과 실용성, 디자인 등을 앞세워 중국 도시 거주 소비자의 '첫 세단' 시장을 노리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중형세단 'K4' 상품성 개선 모델과 소형 SUV 'K2 크로스'를 출시했고, 3월에는 대형 SUV 'KX7' 판매도 시작했다. 기아차는 다음달 기존 준중형 세단 '포르테'를 대체할 '신형 포르테'도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차 역시 연내 중국 시장 전략형 SUV '신형 ix35'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지 합작사(베이징현대)와 갈등도 일단락 되는 분위기다. 지난 25일 베이징현대는 중국 현지에서 한·중 합동 기자간담회를 원만한 관계를 대외에 과시하기도 했다. 베이징현대는 최근 부품협력사에 대금을 모두 지급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드 문제는 개별 기업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다양한 신차 출시로 상품 라인업을 보강해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게 최선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중국 현지화 기술 개발 전략
현대차그룹은 지난 26일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시 구이안신구에서 '현대차그룹 중국 빅데이터센터' 개소식을 열고, 중국 고객 맞춤형 커넥티드카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현대차그룹 중국 빅데이터센터가 들어선 구이안신구는 '빅데이터 산업 특화 국가급 신구'로 최근 중국 정부가 인터넷 강국 행보에 박차를 가하면서 주목 받고 있다. 현재 애플, 알리바바,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 곳에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 빅데이터센터는 중국 현지 차량 정보를 다각적으로 분석해 운전자 패턴 정보에 기반한 개인화 서비스는 물론, 차량 운행상태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원격 진단, 시스템 자동 업그레이드 등 운전의 효율성과 편리함을 극대화시킬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 빅데이터센터는 효율적인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약 4억명의 고객을 둔 중국 2대 통신서비스 업체 '차이나 유니콤'과 협업할 계획이다. 이번 협업으로 현대차그룹은 중국 내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조기에 중국 빅데이터센터 경쟁력을 갖추고 업무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중국 빅데이터센터는 현지 IT전문업체들과 지속적으로 협업을 확대함으로써 다른 업체들보다 빠르게 중국 커넥티드카 시장 선점을 추진할 계획이다.
황승호 현대차그룹 차량지능화사업부장(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빅데이터 분석 노하우와 구이저우성의 빅데이터 산업 추진력이 결합돼 미래 커넥티드카 기술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중국 빅데이터센터의 성공적 운영을 통해 전 세계 빅데이터 산업 발전에 모범 사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