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 기대감으로 연일 신고가 랠리를 펼치던 가상화폐 테마주가 한 순간에 개미 무덤이 됐다.
26일 주식시장에서 우리기술투자는 하한가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지난 22일 3055원까지 올랐던 해당 종목은 4거래일 만에 1870원으로 38.8%나 급락했다.
이날 우리기술투자의 하한가는 카카오가 "가상화폐 시장 진출 혹은 카카오톡상에서 가상화폐를 통한 송금 거래나 결제 등이 가능하도록 연동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그간 우리기술투자는 가상화폐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한달 동안(8월24일~9월22일) 주가 수익률은 무려 427.6%에 달했다. 500원대 동전주가 가상화폐 투자 기대감을 업고 3000원대까지 상승했다.
더욱이 최근 카카오스탁을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가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와 독점 제휴를 맺고 국내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출범할 계획을 밝히면서 투자자가 몰렸다. 우리기술투자가 두나무의 지분 7.65%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테마주'열기는 시장의 제재도 무용지물이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2일 우리기술투자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이후에도 주가가 상승하자 18일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고 공시했지만 다음 거래일에도 주가가 상승하면서 결국 21일 '매매거래가 중지'되기도 했다.
가상화폐 테마주 역풍을 맞은 종목은 우리기술투자 뿐만 아니다. 그간 가상화폐 테마주로 분류된 에이티넘인베스트, SBI인베스트먼트 역시 10% 이상 주가가 급락했다.
두나무의 구주를 매입한 것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던 에이티넘인베스트는 이날 오전까지 52주 신고가(2880원)를 기록하더니 카카오 발표 이후 주가가 고꾸라졌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전일 대비 14.52%(350원) 하락한 2060원에 장을 마감했다.
또 다른 가상화폐 테마주인 SBI인베스트먼트는 이날 '단기과열 완화장치' 조치를 받았다. 이는 3거래일간 30분 단위로 매매거래가 체결되는 단일가 매매 방식으로 주가 급락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이같은 장치에도 불구하고 SBI인베스트먼트 주가는 급락했다. 전일 대비 24.31%(299원)하락한 931원에 장을 마감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지분 43.75% 보유한 대주주인 SBI홀딩스가 일본에서 가상화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가상화폐 테마주로 분류됐다.
이처럼 실제 실적 상승과는 무관하게 단순한 지분관계, 투자 계획 단계만으로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한 종목들은 한 순간에 하락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단일가매매, 매매거래 정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자 과열을 방지하고자 하지만 결국 투자자들의 합리적인 판단이 중요하다"면서 "허상에 투자하는 테마주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