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담은 권고 법안을 18일 발표했다.
개혁위는 이날 "기존 제도로는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를 제대로 방지할 수 없어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공수처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검찰 비리도 경찰이 수사하기 어려우므로 공수처가 검찰 비리를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제도"라고 밝혔다.
특별감찰관 제도 등이 국정농단 사건과 검찰 간부 비리 사건 등을 방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개혁위는 한국리서치가 지난 2월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87%가 공수처 설치에 찬성한 점도 권고 이유로 들었다.
지금까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로 알려진 기관 이름은 범죄 수사와 공소 담당임을 명백히 하기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정했다.
개혁위가 정한 고위공직자의 범위는 '국가공무원법상 정무직 공무원,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공무원 이상의 고위직 공무원'이다. 헌법기관의 장인 대통령·국무총리·국회의장·국회의원·헌법재판소장·헌법재판관·감사원장·중앙선거관리위원장·특별시를 포함한 단체장과 교육감 등을 포함한다.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정보원의 경우 3급 공무원까지 확대되며, 고위공직에서 퇴임한 뒤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도 범위에 들어간다.
수사 대상에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서 나타난 주요 혐의들도 포함됐다. 개혁위는 공무원의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뇌물죄 외에도 허위공문서작성, 강요, 국회에서의 의증죄 등을 수사 대상에 넣었다.
공수처 규모는 처장 1명과 차장 1명,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등 최대 122명이며, 공수처 검사는 30명 이상 50명 이내, 수사관은 50명 이상 70명 이내로 규정했다.
고위공직자 수사에 대한 상대적 우선권도 강조했다.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할 경우, 그 요지를 공수처장에 통지해야 한다. 또한 공수처장은 해당 범죄에 대해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 이첩을 요구할 수 있다. 해당 기관은 강제처분 등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경우, 이첩에 응해야 한다.
개혁위는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립적 성격을 가진 추천위원회가 공수처장 2명을 추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대통령은 1명을 지명할 수 있다. 공수처장의 자격 요건은 법조 경력 15년 이상이거나 변호사 자격을 가진 법학교수로 인사청문회를 거쳐서 임명되며, 임기는 3년이고 중임할 수 없다.
차장은 처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처장과 같고 중임할 수 없다.
공수처 검사는 변호사 자격자 가운데 인사위 추천과 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을 내놨다. 임기는 6년이고 연임할 수 있다.
한편, 공수처 신설 문제는 9월 정기국회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개혁위의 공수처 설치 권고 법안 발표 전부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공수처 신설에 찬성하고 있는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각각 '공수처 신설 반대'·'조건부 반대' 등의 입장을 밝히며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수처 설치 법안이 신속처리대상 안건으로 지정하려면 전체 재적의원 299명 중 18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또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자유한국당 소속 권성동 의원이 공수처 신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