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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자본시장에도 장하성風, 착해지겠다는 기업들





지난 2006년 소액주주 운동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른바 '장하성 펀드'가 수익률 저조로 문을 닫은 후 장하성 바람은 자본시장에 더 이상 불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올해 장하성 교수가 청와대의 정책실장으로 입성한 이후 주주이익 확대라는 그의 가치관은 자본시장 투자의 중심이 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잇따라 투자자 권리 보호를 위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공언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한 배당확대, 전자투표제 및 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고민하고 있다.

14일 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한 기관은 47곳이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국내 상장사에 투자한 기관이 개인투자자의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투자대상회사를 감시하고, 필요할 시 주주권을 적극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말한다. 불과 4개월 전만해도 국내에는 생소했던 제도가 이제는 4개 자산운용사가 도입하고, 47곳의 자산운용사 및 자문사가 도입을 약속할 정도로 자본시장에 안착했다.

아울러 국내 최대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는 것도 긍정적인 변화다. 국민연금이 위탁사 선정에 스튜어드십코드 가입여부를 평가하게 된다면 국내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이 도입을 검토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3일 교직원공제회는 자산운용정책서(IPS) 및 관련 규정을 개정해 스튜어드십 코드 및 사회책임투자(SRI) 도입을 위한 근거조항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총 30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국내 두 번째 '큰 손'인 교직원 공제회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약속하면서 제도의 존재감은 더 확실해졌다는 평가다.

기관투자가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기업도 반응하는 분위기다. 많은 기관이 투명한 경영과 절차를 요구한다면 상장사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수의 기업들이 주주권리 강화를 위한 전자투표제 및 집중투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투표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은 총 705개사로 전체 상장사(2163개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의 전자투표 도입 확대는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 기회를 넓혀 주요 안건에 대한 정당성 확보를 위해 기업의 많은 노력이 요구될 전망이다.

집중투표제 도입도 힘을 받고 있다. 이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각 주주가 1주마다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복수의 의결권을 부여받아 후보자 1명 또는 수 명에 집중해 투표할 수 있는 제도다.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단순투표제'보다 소액주주의 의결권이 많아져 대주주가 선호하는 이사만이 선임되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들은 전자투표, 집중투표제 의무화에 대해 '기업의 자기 결정권 침해'와 '외국 거대 자본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해왔지만 대세의 흐름을 인지하고 관련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배당확대 분위기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 중간·분기 배당은 28개사, 3조2533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9281억원) 대비 3.5배 늘어났다.

김형석 한국지배구조원 정책연구본부 박사는 "아직은 기존 법 체계 내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어 제도 도입을 망설이는 기관 투자자들이 있다"면서 "하지만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는 확신이 있어 법 체계적 불확실성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주 권한 강화 제도를 경영 간섭으로 여기는 기업들의 인식개선이 이뤄진다면 관련 제도의 도입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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