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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물류/항공

정부가 당기고, 정치권이 미는 '화물 표준운임제' 어쩌나

화물노동자들이 지난 7월 서울 여의도에서 '표준운임제 법제화' 등을 외치며 집회를 하고 있다./화물연대



정치권이 먼저 추진하고, 정부가 강력하게 밀고 있는 화물운송 표준운임제가 도입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관련 제도를 놓고 당사자간 이해관계가 복잡한데다 가이드라인이 되는 '표준가격'을 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표준운임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영업비밀인 원가를 공개할 수밖에 없어 운송사업자들의 반감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27일 물류업계와 정부,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21년부터 표준운임제 본격 시행'을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시켜놓고 본격 추진키로 했다. 내년 화물자동차법을 개정하고, 20년 표준운임제 산정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등 제도 도입 준비를 하기로 하면서다.

화물 표준운임제는 A지역에서 B지역으로 C화물을 나를 때 표준(지침)이 될 수 있는 가격 또는 가격의 범위를 정해놓고 화주, 물류사업자, 차주가 이를 지키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사업자가 난립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저가 수주 등으로 화물 운송료가 터무니없이 떨어지다 보니 최종적으로 화물을 나르는 차주, 즉 운송기사들이 제 값을 받지 못해 그 대안으로 마련한 제도다.

이 때문에 화물연대 등은 그동안 '운송료 현실화'를 외치며 표준운임제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해 왔다.

불씨는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당겼다. 최 의원 등은 표준운임제 도입, 위·수탁 차주 보호 방안 마련 등이 담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해 11월 발의한 바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이 법안은 ▲경영규모, 운송서비 수준 등 평균적 영업조건을 고려해 표준운송원가 산정 ▲운송품목 및 운송거리별 표준운임안 마련 ▲표준운임위원회 심의·의결을 통한 표준운임 결정 및 고시 등 표준운임제 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최 의원과 함께 법안을 발의한 19명의 국회의원 중에는 현재 국토교통부 장관인 김현미 당시 의원의 이름도 포함돼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표준운임제 도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현재 국토부는 최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을 토대로 수정안을 마련해 향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혀있고 각자 입장도 달라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중"이라며 "제도를 전면 도입할지, 어떤 품목에 우선적으로 적용할 지 등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정부는 2009년 당시에도 표준운임제 전면 도입에 앞서 철강과 컨테이너를 대상으로 관련 제도를 1년간 시범적으로 시행한 바 있다. 철강의 경우 ㎏단위로 운송단가를 매기고, 컨테이너는 20피트(ft), 40ft로 정형화돼 있어 가격 산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논리에 따라 가격이 등락해 결과적으로 운송료를 저렴하게 지불할 수 있는데도 표준운임이 오히려 이를 막는다는 화주 등의 반대로 실제 시행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가 표준운임제 도입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친 상황에서 초반부터 고려해야할 것이 많다는 조언이다.

한국교통연구원 이태형 물류시장연구센터장은 "시장에서의 작동성·수용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면적으로 제도를 도입하기보단 무리 없이 수용할 수 있는 품목부터 우선적으로 적용해 작동 상황을 지켜보면서 확대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표준운임을 결정, 시행했을 때 이해관계자들이 제도를 잘 지키는지 어떻게 모니터링을 하고, 또 이를 위반했을 때 행정적 처벌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할지 등도 우선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절차만 남았을 뿐 제도 도입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관련 업계는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표준운임을 정하겠다는 것은 물류회사들에게 영업비밀인 고정비, 변동비 등 원가를 다 밝히라는 이야기"라며 "회사별로 원가구조가 다 다른데 이를 공개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또 화물, 거리,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른 화물운임을 표준을 정해 강제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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