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는 흔히 주가하락의 주범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주가하락과 큰 연관이 없으며 오히려 주가 버블(거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해당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하락했을 때 주식을 매수해 갚는 투자기법을 말한다. 예를들어 100만원짜리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80만원으로 하락했을 때 주식을 되사서 갚는 공매도로 20만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보통 대규모의 공매도가 발생하면 주가가 크게 하락하기 때문에 한국거래소는 올 3월부터 '공매도 과열종목지정제'를 도입했다. 과열 하락을 막겠다는 취지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14일 코스닥 상장사인 컴투스가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첫 지정된 후 이날까지 총 18건의 공매도 거래제한 조치가 발동됐다.
공매도 과열종목은 당일 ▲공매도 매매비중이 20%(코스닥은 15%) 이상 ▲과거 40거래일 대비 공매도 비중이 100% 이상 증가 ▲전일 종가보다 주가가 5% 하락해야 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할 경우 지정되고 다음날 하루 동안 공매도를 제한하는 제도다.
현재까지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17개 종목 중 7월까지 지정됐던 14개 종목(중복 포함)의 주가흐름을 분석해본 결과 공매도와 주가하락에는 큰 연결고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4개 종목 중 절반 이상(9개)의 종목이 연초 이후 주가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이 중 3개 종목은 공매도가 이뤄지기 전보다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
올해 처음으로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컴투스다. 컴투스는 연초부터 적출되기 전날까지 주가가 무려 47.94% 상승한 상태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이 1.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과열 수준의 상승세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공매도 과열종목 적출 이후 주가는 하락했지만 연 초보다 30.6% 이상 주가가 오른 상황이다.
한미사이언스, LG디스플레이, 톱텍, 에스원은 공매도 이후 주가가 하락했으나 과열종목 지정 후 주가는 다시 올라 연 초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삼성에스디에스와 예스티, LG이노텍은 공매도 과열 이후에도 큰 주가 하락은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주가는 공매도가 이뤄지기 전보다 상승했다.
해당 3종목은 올해 실적이 전년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에스디에스는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전년동기보다 13.62% 상승했고, LG이노텍은 지난해 상반기 336억 영업손실에서 올해 994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예스티는 분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SK하이닉스 수혜주로 올해 실적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흐름으로 보면 공매도가 주가를 떨어트린다는 것은 명확한 명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대량의 공매도가 발생해도 실적 등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견고하다면 주가는 공매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공매도는 해외 선진국에 잘 정착된 하나의 투자 기법이다"면서 "오히려 공매도는 과열된 주가를 적정수준으로 회귀하는데 도움을 주기도하는 등 공매도와 주가하락을 연관짓는 것 맞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