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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동차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 위기…연구개발↓·임금↑ 등 문제

국내 완성차 브랜드 로고.



중국시장 위기와 노조 파업, 통상임금 소송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위기 극복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김수욱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은 22일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진단과 대응'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위기 극복을 위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질적·양적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에 대해 입을 모았다.

김수욱 학회장은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는 가격, 품질, 제품 경쟁력 어느 한 부분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선진국 경쟁 업체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2016년 R&D 투자액은 4.0조원(34억 달러)으로 독일 폴크스바겐(VW)의 1/4, 일본 도요타의 2/5수준으로 투자규모가 미미하다.

주요 자동차업체의 R&D 투자 및 매출액 비중('16)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현대·기아차는 2.7% 수준으로 독일 폴크스바겐 6.3%, 미국 GM 4.9%, 일본 도요타 3.8%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또한 미래형 자동차 시장을 대응하기 위한 국내 부품업계도 현저히 미비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기술개발능력이 있는 대형 부품업체와 규모와 수준에서 절대적 열위에 있다. 2016년 기준 글로벌 100대 부품업체 중 일본(28개사), 미국(22개사), 독일(16대사) 등이 66%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현대모비스, 위아, 만도, 파워택, 다이모스, 한온시스템 등 6개사에 불과하다.

자동차 1대 생산시간.



그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가격경쟁력과 품질경쟁력, 제품경쟁력 등 어느 한 부분에서도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소프트웨어 산업과 연계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 품질과 감성 품질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융합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자동차 산업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내 자동차 업계의 고비용 저효율 생산 구조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종합시스템 산업으로 인건비, 생산성, 유연성 등이 글로벌 경쟁의 핵심이다. 자동차 공장은 대규모 고용이 필요한 일관생산라인의 조립공정으로 인건비 비중이 높다. 대규모 시설투자에 따라 생산성이 원가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요 자동차업체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16)



이처럼 자동차 산업은 수요변화가 큰 상품으로, 공장별·모델별로 유연한 생산체계 확보가 중요하지만 국내 현실은 가장 높은 임금으로 인건비 경쟁력을 상실한 상태다. 국내 자동차 5사의 연간 평균임금은 2016년 9213만원으로 2005년 대비 83.9% 인상되어 주요 경쟁 업체 수준을 추월한 상태다.

여기에 경쟁업체 대비 낮은 생산성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국내(현대차 국내공장 기준) 자동차 1대 생산 시 투입시간이 일본(도요타), 미국(포드)보다 각각 11.2%, 25.8% 가량 많이 소요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노조는 생산현장의 통제권을 갖고 있어 수요에 대응한 유연 근로시스템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경직되어 있다"며 "경쟁업체들은 고용·근로시간·임금·근로는 물론 단체협약에서의 유연성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주요 자동차업체 임금 수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들은 "노사관계 문제뿐만 아니라 기업에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광식 현대차 부사장은 "해외 시장이 어렵고 국내에서도 판매가 줄고 있다"면서 "노사 관계를 포함한 각종 제도나 환경이 국제 표준에 맞도록 제도가 운영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2년 연속 판매가 줄어드는 것 차제가 위기의 시그널"이라며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중국에서 전년 대비 50%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으며 미국에서도 경쟁 심화로 인해 소매 판매는 작년보다 8~9% 줄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임금 1심 판결을 앞두고 박 사장은 "통상임금 소송분은 과거분이어서 법원 판결 존중하고 그에 따르면 되지만, 걱정은 미래분"이라면서 "상여금이 통상임금이 되면 야근과 잔업이 많아 부담이 가중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일 통상임금 패소로 국내 공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똑같이 야근과 특근을 하면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50%를 더 줘야한다"면서 "그런 부분이 앞으로 노동시장의 분란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은영 르노삼성 본부장은 "좋은 차, 경쟁력을 갖춘 차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환경이 이뤄져야 투자도 이뤄진다"며 "한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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