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을 인수해 회사에 1600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는 18일 정 전 회장에게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정 전 회장은 2010년 5월 부실기업인 성진지오텍 인수 과정에서 지분을 업계 평가액보다 2배가량 높게 사들여 포스코에 약 1592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사회 승인 없이 인수 일정을 무리하게 추진하긴 했지만, 추후 이사회 승인이 없으면 손해배상 없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며 "인수 타당성을 검토하지 않았다고 보기도 어려워 계약 체결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정 전 회장이 포스코 협력업체 코스틸로부터 납품 청탁을 받고 인척인 유모씨를 취직시켜 고문료 명목으로 4억70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박재천 코스틸 회장에게서 490만원 상당의 고급 와인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도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인척이 이득을 취득했다고 해서 정 전 회장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이 끝난 뒤 정 전 회장은 "제가 무죄 판결을 받은 것도 기쁘지만 포스코가 부패 혐의에서 벗어났다는 것에 대해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포스코가 국민 기업으로서 더욱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관심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재판부에서 억울한 점이 없도록 잘 판단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정 전 회장은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2009년 포스코 신제강공장 고도제한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이 전 의원의 측근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도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1심은 정 전 회장에게 무죄를, 이 전 의원에게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