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지난 2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7년 세법개정안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뉴시스
과표가 2000억원이 넘는 대기업은 내년부터 25%의 법인세를 물어야 한다. 기존엔 22%였다.
5억원(과표 기준)을 초과하는 고소득자에게 적용되는 소득세 최고세율(명목)도 기존 40%에서 42%로 2%포인트(p) 오른다.
창업한 지 5년이 안된 창업기업이 고용을 늘리면 고용증가율에 따라 세금을 확 깎아준다. 최대 10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임금을 늘려 준 기업에게도 세제혜택이 더 많이 돌아가도록 했다.
자칫 미뤄질 뻔했던 종교인 과세는 당초대로 내년 시행에 들어가고, 담뱃세 인하는 하지 않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대기업과 고소득자 세금을 올리는 대신 저소득자와 중소기업 세금은 낮추고 고용 창출에 방점을 찍는 '2017년 세법 개정안'을 2일 발표했다.
세금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소득을 배분하기 위한 '문재인표 세금 정책'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율 조정 등의 내용이 담긴 이번 세법개정안이 하반기 국회를 원안대로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 안착될 경우 연간 약 5조5000억원, 향후 5년간 24조원 가량의 세금이 추가로 걷힐 전망이다. 현 정부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178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힌 만큼 일정 부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0차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저성장·양극화 극복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소득재분배 개선에 역점을 두는 한편 재정의 적극적 역할 수행을 위한 세입 기반 확충에도 중점을 뒀다"면서 세제개편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 성장, 일자리 주도 경제,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4가지 방향에 초점을 맞춰 '사람중심 지속성장 경제'를 구현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이 갈 수 있도록 현행 조세 지원 제도를 일자리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겠다"고 덧붙였다.
우선 이번 개정안에는 과표 5억원 초과구간에 적용되는 소득세 명목 최고세율 42%, 3억∼5억원 구간 세율 40%의 내용이 담겼다. 42%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1995년(4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인상으로 세부담이 늘어나는 인원은 9만3000명 정도가 될 것이란 추산이다.
법인세 최고세율도 2009년 이후 9년만에 높아진다.
현재 법인세율은 ▲과표 0∼2억원 10% ▲ 과표 2억∼200억 20% ▲과표 200억 초과 22% 등 총 3구간으로 나눠져 있다.
개정안에선 과표 구간에 '2000억 초과'를 하나 더 신설하고 세율을 기존 최고세율보다 3%p 높은 25%를 적용키로 했다.
대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 축소, 설비 투자세액공제 축소, 대기업 이월결손금 공제한도 2019년 50%로 하향 조정 등 대기업의 세부담도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김 부총리는 "근본적인 세입기반 확충을 위해서는 (소득세율·법인세율)세율 조정이 필요하다"며 "경제 여건과 과세 형평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소득 계층과 일부 대기업 대상으로 세율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창출 기업에는 더 많은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창업기업이 전년보다 직원을 더 많이 채용하면 고용증가율의 절반만큼 50% 한도로 소득·법인세를 추가로 감면해준다.
창업기업에 제공되는 5년간 50%의 기본 감면 혜택에 더해 추가로 최대 50%의 세금을 더 깎아줘 '100% 감면'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원 대상은 제조, 건설, 음식점업 등 28개 업종에서 창업한 기업으로 업종별 최소 고용인원(재조업·광업 10인, 그 외 업종은 5인)을 충족해야 한다.
또 일몰이 도래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폐지하는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를 신설해 3년간 시행키로 했다.
중저소득 근로자 추가 고용, 임금 추가 지급, 2·3차 협력기업과 성과 공유 등을 할 수록 세제혜택을 주기 위해서다. 또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와 청년고용증대세제를 통합·재설계해 일자리 확대에 따라 세제혜택을 주는 '고용증대세제'도 신설한다.
이 외에 일시적 강연료나 자문료, 원고료, 인세, 무형자산의 양도·대여소득이 있는 경우 세금을 더 내야 한다.
또 해외에서 한 번에 600달러 이상 물품을 구매하거나 현금을 인출하면 관세청에 실시간으로 거래 내역이 통보된다. 해외금융계좌 잔액 합계가 5억원을 넘으면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내년 7월1일부터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의 도서 구입비, 공연비 지출에 적용하는 공제율을 현행 15%에서 30%로 15%포인트 올려 문화 생활을 많이 하는 국민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