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항을 기반으로 한 신규 저비용항공사(LCC)가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LCC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날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이 이어지면서 불안 요소에 대한 경계심이 갖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존 LCC 업체들 가운데 상위권과 하위권 업체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며 고액 연봉을 앞세운 중국 항고사로 인력 유출이 심해지고 있어 신규 LCC의 합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신규 LCC 과잉 우려
현재 LCC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에어로케이(청주), 플라이양양(양양), 에어대구(대구), 남부에어(밀양), 프라임항공(울산), 에어포항(포항) 등 6곳이다.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은 국토교통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신청 공고를 게시한 상태다.
신규 LCC 합류로 소비자들의 선택폭은 넓어질 수 있지만 공급과잉과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업계는 매년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제주 노선과 중국노선 의존도가 높으며 이미 업계에서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실제로 일부 저가항공사들은 과당경쟁으로 인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상태로 운영중"이라고 말했다.
즉 신생 업체가 대거 진입하면 업계 경쟁이 촉발되며 항공 운임이 또다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대형 항공사 김포~제주 항공권 가격은 평균 1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LCC는 7만~8만원대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 같은 구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단 저가 수요가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면서 수익성 저하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항공사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으려면 자본금 150억원 이상, 51석 이상 항공기 3대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최근 정부는 LCC 난립을 막기 위해 최초 자본금을 5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보유 항공기 대수를 늘리는 등 항공운송면허 요건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항공 사업은 최소 2년에서 많게는 10년 정도 적자를 봐야 흑자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에 신규 LCC들이 적자를 보는 기간을 감내할 수 있으지가 관건이다. 특히 에어로케이와 플라이양양 사업 계획 초기 단계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을 주로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2016년 12월말부터 사드 문제로 인해 중국 부정기 노선 운영이 불자능하자 일본, 동남아 노선을 취항하겠다고 목표를 변경했다. 결국 기존 LCC의 운영 노선 포트폴리오와 겹치면서 경쟁력이 사라진 상태다.
신규 LCC 항공사들이 시장에 정착하지 못하고 폐업할 경우 그에 따른 부작용도 크다. 2000년 중반 한성항공과 영남에어, 코스타항공 등이 페업한 사례가 있다.
◆항공 안전 문제 우려도
항공 인력 유출로 인한 안전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규 LCC는 항공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영업이나 정비 인력 확보도 어렵기 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배테랑 운항승무원과 정비사 등의 인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 항공사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에어로케이의 경우 A320 도입을 앞두고 있어 에어버스 기종을 가장 많이 운영하는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의 인력 누출이 예상되고 있다. 또 현재 추진 중인 신규 항공사로부터 전문 인력 교육, 항공 정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기존 LCC의 경우 대한항공과 진에어, 아시아나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관계로 항공기 정비 안전성을 확보한 상태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는 해외로 항공기 중정비를 대부분 의존했지만 최근 지상조업 전문업체인 샤프에비에이션케이와 합작으로 인천공항 근처에 격납고 건설 완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종사·정비 인력을 새롭게 육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결국 동종 업계에서 사람을 빼갈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인력 공백 등 항공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보다 내수시장이 큰 미국·일본도 LCC가 7곳에 불과하다"며 "좁은 국내시장을 놓고 6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는데 무분별하게 업체가 늘다 보면 산업이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