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조까지 파업을 예고해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에도 파업하게 되면 6년 연속 파업에 나서는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13~14일 전체 조합원 5만274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조합원의 65.93%가 찬성해 파업 안건이 가결됐다. 투표에는 조합원의 89.01%인 4만4751명이 참여했다. 오는 17일 예정된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회의에서 조정 중지 결과가 나오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따른 중국내 반한 감정 확산 등으로 올해 현대차의 판매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결의하면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올들어 5월까지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4% 급감한 26만6228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미국 시장 판매량은 올들어 6월까지 34만6360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4% 감소했다. 여기에 대규모 리콜에 따른 손실까지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월 5만4883원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외에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고용보장, 해고자 복직, 주간 연속 2교대제 등도 요구사항이다.
만약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차는 더 큰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노조의 장기 파업(24일)으로 3조원 넘는 생산차질을 빚었다. 지난 2015년의 경우 현대차 노조는 파업에 돌입한 지 사흘만에 생산에 복귀했다.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규모는 45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파업은 현대차의 판매대수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현대차가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한 물량은 101만406대를 기록해 전년대비 12.5% 줄었다. 국내시장 판매량 역시 지난해보다 7.8% 줄어든 65만8642대에 그쳤다.
올해에도 현대차의 상황은 좋지 않지만 노조가 강경한 자세로 일관된 입장을 고수하는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사드 배치 여파로 상반기 중국 판매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북미 지역 판매도 감소하는 등 해외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그랜저 인기와 지난달 출시한 신차 '코나'로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 회복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지고, 이는 결국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회사의 어려움에 동참해야 하는 데도 파업을 진행하는 건 공동체 의식의 결여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나름대로 입장은 있겠지만 자동차 산업이 힘든 상황에서 파업을 연례행사처럼 진행하는 악습은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