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식당과 E식당이 각각 1년에 1억원의 수익을 올린다고 가정해 보자. 어느 날 K식당과 E식당이 매물로 나온다. 가격은 각각 10억원과 18억원. 당신은 어떤 식당 인수에 관심을 갖게될까.
앞서 말한 K식당은 '한국증시'이고, E식당은 '선진국 증시'다. 현재의 매출이 식당의 가치를 완전히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단순하게 보면 K식당의 매물가격이 더 매력적이다. 한국 증시가 그렇다. 코스피지수가 2400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한국 증시는 저평가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시장에서는 올해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1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에 따라 코스피의 12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3배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기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S&P500의 PER은 18.63배, 영국 FTSE100은 14.94배이고, 신흥국인 인도는 20.73배로 나타나 한국의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외국인 수급도 호조세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규모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우려됐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에도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국내 주식을 1조699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총 9조2906억원에 달했다.
◆한국증시 재평가(Re-Rating) 과정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전략팀 이사는 "과거 18년 가까이 한국 투자전략을 만들면서 단 한 번도 한국 증시가 재평가받을 이유가 있다고 말한 적 없었지만 이제는 한국 증시 재평가의 이유가 충분히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는 한국의 긍정적인 경기흐름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24.4% 증가했고 일평균 수출도 전월대비 8.1% 오른 22억달러를 기록했다. 또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중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11.1로 6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경제 여건이 상당히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재평가 요인은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수익률 확대다. 2015년 기준 한국의 배당성향은 18.5%로 미국 S&P500(43.9%), 일본 닛케이(34.4%), 대만 가권(55.4%)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성향이 높아진다면 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 중 하나가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국내 주식투자의 '큰손'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지침) 도입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고, 여러 자산운용사들이 이같은 움직임에 동조하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이뤄지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이에 따라 유 이사는 "개인적으로 코스피지수가 내년 5월까지 적어도 2800은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한국 증시에는 어디에도 과열이라는 느낌이 없다"고 했다.
◆돌다리도 두들겨라…
시장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주가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일부 조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반기에는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인상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다양한 경제적 불안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하반기에도 최소 한 번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한·미간 정책금리는 역전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리 역전현상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이탈 가능성이다.
하지만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이 나타났던 해는 1999년 6월~2001년 3월, 2005년 6월~2007년 8월 2차례지만 국내에서 대규모 자본이탈이 발생한 시기는 1997~99년, 2008~09년, 2015~16년 3차례"라며 "금리인상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다른 위험 요인은 브렉시트다. 현재 영국은 2019년 3월까지 유럽연합(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을 떠날 것을 공식화했고, 이에 따라 영국중앙은행은 은행권에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경제악화 리스크에 대비해 총 114억 파운드(약 16조 6900억원)의 자본 증액을 요구한 상태다.
나중혁 KB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가 지금까지는 금융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으나 앞으로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경계영역으로 들어서고 있다"면서 "브렉시트 변수 등 향후 진행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