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걸린 검찰개혁…물갈이 박차
문재인 정부의 개혁 1순위는 검찰이다. 별도 수사기관 신설·검찰권한 분산 등 대대적 구조 개혁이 그 핵심이다. 문 대통령을 이를 위해 인적쇄신 카드를 먼저 꺼내 들었다.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법조 경험이 없는 조국(52)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앉히면서 개혁을 위한 물갈이가 시작됐다. 이는 지난 정권의 청와대-검찰 밀월 관계가 끝났다는 신호였다. 검찰은 '충격'에 빠졌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중 좌천된 윤석열(57·사법연수원 23기) 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전국 최대 검찰청을 이끄는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하자 검찰 조직은 또다시 술렁였다. 윤 검사의 임명은 서열 파괴뿐 아니라 소위 '정치 검사'들에 대한 모종의 경고성 메시지로 풀이됐다.
문 대통령은 동시에 검찰 핵심 요직인 '빅2'로 불렸던 이영렬(59·18기) 전 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전 검찰국장의 '돈 봉투 만찬'에 대한 감찰을 전격 지시했다. 검찰의 기강을 잡기 위해서다.
이어 문 정부는 8일 검찰 고위 간부에 대한 '물갈이'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돈봉투 만찬사건' 감찰을 종료한 법무부가 검찰 고위 간부들에 대한 사실상 좌천성 인사를 감행한 것이다. 특히 이번 물갈이 인사에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라인으로 불렸던 이들이 포함돼 문재인 정부 검찰 개혁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개인 비위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윤갑근(53·사법연수원 19기) 대구고검장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는 우 전 수석과 연수원 동기다.
윤 고검장은 특별수사팀을 이끌며 수사를 지휘했지만 우 전 수석이 소환 당일 팔짱을 낀 채 웃는 모습이 사진에 찍히면서 '황제 소환' 논란만 일으킨 채 별다른 소득 없이 수사를 종료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검사장급인 정점식(52·20기) 대검찰청 공안부장, 김진모(51·19기) 서울남부지검장, 전현준(52·20기) 대구지검장 등 3명도 윤 고검장과 함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났다. 이들 3명은 우 전 수석과 대학 동기이거나 함께 근무하는 등 여러 인연으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외부에 알려진 소위 '우병우 라인'으로 분류된 인사들이기도 하다.
이같은 적 쇄신이 끝나면 현재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다뤄지는 법무부 탈검찰화 방안·검사장 수 축소 등도 테이블 위에 오르게 된다. 또 대선 공약이자 가장 굵직한 구조 개혁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도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수사-기소 분리 이후 제기될 수 있는 '경찰권 남용' 우려에 대비해 제도·조직 개편안 마련에 착수했다.
행정자치부 소속으로 경찰행정 관련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경찰위원회 위상을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경찰위원회를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직속으로 두고 위원장을 장관급으로 높이는 방안, 위원회에 경찰청장·지방경찰청장 인사권과 경찰청 감사권 등을 주는 등 권한과 독립성 강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선 수사경찰만의 인사관리체계 마련, 상관의 부당한 수사개입 차단을 위한 이의제기 절차 법제화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