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돈 봉투 만찬사건' 파문에 휩싸인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이 '면직'처분을 받게 됐다.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을 제외한 나머지 참석자들에게는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특히 이 전 지검장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된 정식 수사의뢰가 들어간 상황이다.
7일 법무부·검찰 합동감찰반은 '금품 수수 사건 감찰 결과'를 발표하며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은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하여 검찰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일반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 점 등에 비추어 더 이상 검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기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여, 각각 '면직' 청구가 타당하다고 권고했다"며 "특히 이 전 지검장의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에 대한 격려금 및 음식물 제공은 청탁금지법위반으로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판단해 그 부분에 대한 수사의뢰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만찬 참석자들에게 제공한 돈은 전부 '특수활동비'인 것으로 확인됐다.
감찰반은 참석자 전원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한 것을 시작으로 현장조사, 소환조사, 통화내역 분석, 특수활동비 계좌 및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지검장 본인·가족 계좌 입출금 내역 확인, 예산담당자·수행기사·부속실 직원 등 23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 관련자료 분석 등을 통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했다.
감찰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만찬은 지난 4월 20일 이 전 지검장이 안 전 국장에게 특별수사본부가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며 검찰국 과장들과 함께 참석할 것을 제의했고, 이에 안 전 국장이 수락하며 이뤄졌다.
21일 오후 6시 40분께 안 전 국장이 특수본 차장검사, 부장검사들에게 100만원 또는 70만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수사비 명목으로 지급했으며, 이후 이 전 지검장도 법무부 검찰과장, 형사기획과장들에게 각각 100만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격려금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측은 만찬 직후 식당 앞에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중 한명에게 봉투를 건네주며 이 전 지검장에게 반환해 줄 것을 부탁했고, 이후 해당 봉투는 전부 서울중앙지검장에 반환됐다.
당시 식사비는 총 95만원이 결제됐다.
감찰반은 우선 이 전 지검장이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에게 격려금 명목의 봉투를 지급하고, 1인당 9만 5000원의 식사를 제공한 것을 두고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또 특수활동을 실행하는 직책이 아님에도 특수활동비를 지급한 것에 대해 예산 집행지침 위반이라고 밝혔다.
감찰반은 "만찬 회식 자리에서 금품 등을 제공하여 인사?형사사건 감독 등 검찰사무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초래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검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면서도 "모임 경위 및 성격, 제공된 금액 등을 종합해 볼 때 지급한 격려금을 뇌물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불법영득 의사를 가지고 횡령한 것으로도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전 국장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 위반이 '형사처벌' 대상인 만큼 정식 수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안 전 국장에게는 면전에서 이뤄지는 부하직원들의 부적절한 금품수수를 제지하지 않고 방관한 책임을 물었다.
다만 모임 경위 및 성격, 금품 제공 경위, 제공된 금액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검찰국장의 금품 제공을 우병우 수사팀의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감찰은 특수활동비를 수사비로 지급한 것에 대해서는 "사용 용도를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예산 집행 지침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리 참석한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와 부장검사들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금품을 수수하는 등 직무수행의 공정성에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처신을 하여 검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했으며,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은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지 않아 청탁금지법상 신고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전원에게 '경고' 조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