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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점프 UP, 한국 증시]④외국계 자본의 딜레마

최근 코스피지수는 상장 기업 실적 개선과 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2300선을 넘어 순항 중이다. 다만 순항 중인 주식시장 길목에 암초가 하나가 꼽히고 있다. 바로 외국인의 높은 국내 주식 보유 비율이다. 물론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만큼 한국 증시에 대한 매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부에선 국내 증시의 자생력을 약화시키고 한국 증시가 글로벌 자본의 현금 입출금기(ATM)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증시에 토종자본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33.57%다. 올해에만 총 9조1800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순 유입되면서 외국인의 국내주식 보유 규모는 600조원에 달한다. 연 초 500조원을 넘어선 후 줄곧 신기록 행진이다.

◆ 주주가치 제고에 따른 과실은 외국인 몫



지난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62개월 연속 흑자라는 기록 달성에도 불구하고 본원소득수지는 50억3000만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적자의 주요한 원인은 외국인 배당금으로 보인다. 배당소득수지에서만 53억28000만달러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역대 최대 금액이다.

기업들은 매년 배당금을 늘리고 있지만 이러한 혜택은 외국인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이 배당금 지급 상위 종목을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배당액 상위 10개사의 배당액(9조9281억원)은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47.39%를 차지했는데 이 중 50.11%인 4조9749억원이 외국인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는 2015년(4조1125억원)에 비해 무려 20.97%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따른 혜택도 외국인의 몫이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이 완료되면 외국인의 지분은 50.6%에서 58%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기준 삼성전자의 배당금은 코스피 전체 배당액의 18.38%를 차지했는데 이 중 60% 가량이 외국인의 몫이되는 셈이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분기배당금을 도입하며 배당금을 더 늘릴 예정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 주식시장 상승을 이끈 주인공인 동시에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이유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수혜는 외국인의 몫으로 돌아가 결국 국내 자금유출을 야기하고 있다.

외국인 자본 비율이 높은데 따른 부정적 영향은 또 있다. 2008년 리먼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외국인 자본은 국내외 경제상황에 따라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때문에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사상누각'과도 같다는 점이다.

◆ "토종자본 육성으로 자본 집중력 분산해야"

지난 2004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의 비중은 44%에 달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본의 경영권 공격 및 기업 실적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활성화 논의가 시작됐다. 대규모 자금을 모아 국내 금융기관이 외국인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고 토종자본을 육성해 외국계 자본의 대항마로 키우자는 취지였다.

당시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강력한 의지로 사모펀드의 규제를 적극 완화해 인수합병(M&A) 및 주식취득·경영권 참여 등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모투자펀드가 본격 도입되기도 전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등 호기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결과적으로 '토종자본 육성'이라는 역할은 다하지 못했다.

투자기간이 길고 위험이 높은데 반해 대부분의 사모투자펀드가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사모펀드운용 100사 중 54사가 적자상태다.

전문가들은 토종자본의 증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선 대규모의 자금을 통한 높은 수익률로 유인하기 보다는 펀드에 대한 수수료 감면이나 세제혜택 등을 통해 안정적이면서 적은 비용으로도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토종자본을 키워 자본시장의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기관이 투자목적과 기간에 따라 투자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과 퇴직연금 상품이 활성화 되도록 과감하게 투자유인을 확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영국이나 일본은 장기금융상품에 한해 수수료 비용을 점감하고 세제혜택 등을 모두 제공한다"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세제혜택 등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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