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과 유럽 시장의 경기 침체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완성차 생산국 5위권에서 밀려난 한국이 올해도 수출 부진으로 세계 6위 자리를 지키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 양은 감소했다.
3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자동차 생산량은 104만97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378대 줄었다.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2010년 97만4388대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실적이다.
한국의 1분기 생산량 감소율은 2.8%로 전 세계 10대 완성차 생산국 가운데 가장 높다. 10대 생산국 가운데 전년보다 생산량이 감소한 나라는 한국과 미국(-2.1%), 캐나다(-2.5%) 세 나라뿐이다.
수출 실적도 부진했다. 내수는 1분기 37만4451대로 전년 36만8492대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수출은 65만3205대에서 62만8172대로 줄었다.
한국은 2005년 완성차 생산국 순위 5위에 오른 후 2015년까지 11년 연속 5위권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인도에 따라잡히며 6위로 내려앉았다. 올해 들어 인도와 격차는 더 벌어졌고 7위 멕시코가 무서운 상승세로 추격 중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6위 자리도 지키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은 올해 들어 인도와 격차는 더욱 벌어졌고 멕시코는 무서운 상승세로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인도와 한국의 생산량 격차는 지난해 1분기 6만대에서 올해 20만대로 늘었다. 한국과 멕시코의 격차는 지난해 1분기 23만대에서 올해 4만6000대로 좁혀졌다. 인도는 올해 1분기 124만533대를 생산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9.7%였고 멕시코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2% 늘어난 99만4560대를 생산했다.
특히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많은 차량을 수출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중국의 '사드 보복'뿐만 아니라 현지 로컬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려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중국 사드 문제와 로컬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긴 쉽지 않다"며 "르노삼성과 쌍용차, 한국지엠 등은 유럽 시장의 경기 침체로 인해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흥시장 가운데 중동의 경우 정부에서 달러 규제를 하고 있어 일반 소비제는 수출에 문제가 없지만 고가의 (자동차)물건은 수출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에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수출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과 사드 배치 갈등이 점차 완화돼 하반기 판매량 회복이 기대된다"면서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수요도 개선되고 있으며 신차 투입으로 인한 시장 점유율 반등도 과도한 실적부진 현상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