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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법원/검찰

가짜 '비트코인' 주의보. 또 다시 기승…소비자 피해 급증

유사 가상화폐가 또 다시 기승을 부리자 금융감독원은 최근 전문TF팀까지 꾸려 유사 가상화폐 단속에 나섰다. /뉴시스



#정년퇴직한 김모씨(59)는 퇴직금을 어디에 사용할지 고민 중이었다. 그러던 중 지인이 'O코인'(가칭)이라는 가상화폐에 투자를 추천했다. 소개로 만난 가상화폐 판매자는 해당 코인이 5개월 후에는 지금의 5배 가치가 될 것이며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1억에 가까운 돈을 투자한 김씨는 3개월이 지나도 가치가 오르지 않자 판매자를 찾아 현금화를 요구하려 했다. 하지만 판매자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를 시도하려 했지만 어느 곳에서도 해당 가상화폐를 취급하지 않았다.

'비트코인(미래형 전자화폐)'의 가치가 나날이 오르면서 한때 유행했던 '유사수신행위'가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로는 가치가 없는 가상화폐를 마치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처럼 소개하며 고객들을 속이고 있다.

이들은 다단계 방식으로 가상화폐를 판매하고 있어 그 피해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그럼에도 관련법이나 제도가 없고, 비트코인과 같이 실제 가치가 있는 가상화폐와 가치가 없는 유사 가상화폐를 구분 할 방법도 없어 속수무책이다.

기자는 14일 서울역 인근의 한 O코인(가칭)이라 불리는 유사 가상화폐 판매 교육장을 찾았다.

이들은 "해당 코인이 2년 전에는 200원 아래였으나 현재는 9000원에 육박한다. 3개월 후에는 지금의 3배 이상 가격이 뛸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미 전 세계 부자들이 해당 코인을 점유하려고 한다는 말도 덧붙인다.

해당 코인의 사용처를 묻자 곧바로 '유니온페이'라는 곳을 언급한다. 해당 업체와 제휴가 돼있어 백화점, 마트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화폐의 매장량을 O코인 본사가 조절하기 때문에 쉽게 가격이 뛸 수 있다는 설명도 한다.

초기 투자금액은 1000만원~3억원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이들이 제공한 어떤 정보도 확인이 불가능했다. 우선 실제 거래가 있었는지 조차 불분명하다. 또한 이들은 꾸준히 현금을 통한 '실물거래'를 요구해 왔다.

금융업계에 문의한 결과 유니온페이 등과의 협업도 확인할 수 없으며, 국내에는 해당 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전무했다.

또 다른 교육장에서는 해당 페이로 인근 매장을 찾아 결제하는 시범도 보인다. 하지만 이후 해당 교육장을 찾아보니 가상화폐 결제를 한 매장과 함께 자취를 감춘 후였다. 사전에 서로 모의해 고객을 속인 것이다.

이 같은 유사 가상화폐 판매 대리점은 금융감독원에 확인된 곳만 20곳 가량이다. 본지의 취재결과 국내에만 200곳 넘는 곳에서 불법으로 유사 가상화폐를 판매하고 있었다.

이들의 행위는 우선 그 판매 방식에 있어서 '방문판매법 위반'에 해당한다. 실물거래 등을 요구하며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위반된다. 또 거짓 정보를 제공한 것은 형법상의 '사기'죄다.

다만 단순히 해당 가상화폐를 판매하거나 구매하는 것은 불법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유사 가상화폐에 대한 단속이 어렵다. 현재까지 가상화폐에 대한 법도 없기 때문에 단순 투자의 경우는 피해를 보상받기도 힘들다.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국 김상록 팀장은 "유사 가상화폐의 문제는 실물거래를 요구하는 것이다. 법원에서도 이 점을 문제삼는다"며 "이들은 다수의 대리점을 통해 다단계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어 근절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 "비트코인과 달리 사기성 가상화폐는 사실상 공기를 파는 것과 같다. 한 업체가 무한정으로 찍어내는 가상화폐를 확인되지도 않은 시세를 보이며 고객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예방에 대해 김 팀장은 "사실상 가상화폐 판매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해당 화폐가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면서도 "요즘엔 사기 수법도 다양해져 눈앞에서 현금화를 연출하기도 한다. 비트코인과 같이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지 않으면 일단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현재 금감원 내에서도 TF팀을 꾸려 해당 문제에 대해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의 유영석 대표는 "일반 사람이 가상화폐의 사기여부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구분하는 것이 거래소의 일"이라며 "거래소에서도 취급하지 않는 가상화폐는 위험하다. 수수료를 수익으로 삼는 거래소조차도 가상화폐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은 14일 오후 3시 기준 227만원에 달한다. 코빗 내에서만 하루 5000여개의 비트코인이 거래되고 있으며 거래량은 날로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비트코인과 유사 가상화폐의 차이점. /정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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