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일양약품이 청와대 내부 관계자에게 기업 호재를 미리 유출해 이득을 챙기게 했다는 의혹을 예의 주시 중이다. 앞서 검찰은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의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일양약품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5일 서울 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 관계자는 "일양약품이 청와대에 호재를 미리 유출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를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는 다른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당장에 수사 시작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 뿐 아니라 금융감독원이나 금융위원회에서도 수사가 가능한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일양약품은 지난해 9월 2일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에 함께 했다. 당시 일양약품은 러시아 5대 제약사 중 하나인 '알팜'(R-Pharm)과 2억 달러 규모의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 많지 않은 신약 개발 회사 중 하나인 일양약품의 위궤양 치료제 '놀텍'을 납품하기로 한 것이다.
해당 사실은 박 대통령의 순방 출발일인 9월 2일 밤늦게 청와대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당시 금요일인 관계로 바로 다음 영업입인 9월 5일 월요일 일양약품 주식 거래량은 평소의 15배가량 증가했다. 주가는 전일 대비 5.21% 올랐다.
하지만 일양약품의 주식은 청와대의 발표가 있기 전인 9월 1일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17일부터 31일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 일양약품이 1일부터는 2%대의 상승을 보였다.
해당 의혹을 알고 있는 업계관계자는 "사실 일부 투자자들의 추측 등에 의한 매입·매도로도 그 정도의 주식은 얼마든지 오르거나 내려갈 수 있다"면서 "하지만 문제는 청와대나 다른 관계자에게 해당 사실을 미리 알려줬다면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일양약품 측은 "모르는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검찰은 주가조작 범죄 후 16년간 영국 등지에서 도피생활을 하다 최근 자수한 김석기 전 사장의 자금 일부가 일양약품에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일양약품이 직접 주가조작에 개입됐다기 보다는 김 전 사장의 혐의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실시한 압수수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