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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40) 반기문 중도하차의 교훈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 소장(동시통역사, 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중국 고전은 크게 경세제민(經世濟民)과 응대사령으로 두 가지 내용이 전부다. 경세제민(經世濟民)는 한 마디로 정치를 의미하고, 응대사령은 인간관계를 의미한다. 덧붙여 고전은 인간주의 즉 인본주의에 그 기반을 가지고 쓰여졌다고 볼 수 있다.

정치와 인간관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만큼 중요하고 어렵다는 증거 아니겠나. 이익관계에 있는 경우는 말 할 나위 없을테고,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더라도 인간관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는 동안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고민거리인 것이다.

응대사령(인간관계)의 복잡함과 인생사에서 만들어지는 관계에 대한 의문과 질문과 그것을 지혜롭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요령껏 피해나가기 위해 쓰여진 대표적인 책이 전국책이다.

그렇듯이 과거나 현재나 미래에도 인간관계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가장 큰 고민거리이자, 삶의 과제일 것이다. 또한 정치는 평범한 사람들보다도 더 많은 이해관계와 계략과 권모술수가 난립하는 인간사의 총체적 집합체인 것이다.

여기는 사랑도 배려도 헌신과 이해와 봉사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정치에서 그런 마인드를 가진 정치인의 존재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옳은 것이 강한 것이 아니라, 강한 것이 옳게 평가받는 곳이 정치판이다.

개인도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인간관계에 의해 고민하고 상처받고 주기도 하며 살아가는데, 하물며 불특정 다수의 국민과 경쟁 상대와 무리를 상대해서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정치판은 오죽하겠나. 아군도 적군도 없는 분야가 정치이며,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는 곳이 정치판이다. 권력은 부모와 자식 간에도 나누어 가질 수 없는 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노자는 평생을 현실을 살아가는 처세술을 말하고, 글로 쓰며 연구한 것이다. 또한 장자는 현실을 초월하며 해탈의 세계에 도달하기 위하여 애를 쓴 것이다. 요즘말로 노자는 현실주의자이고, 장자는 이상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그 인간관계의 무게와 어려움이 얼마나 힘들고 고단하면 그것을 이겨내려는 사고의 차이만 있을 뿐, 지금까지 고전이 우리에게 읽혀지고 있는 것이겠나.

현실을 직시하고 피할 수 없는 장애물을 노자는 현실적으로 해결하려 한 것이고, 장자는 말 그대로 현실을 초월해 이상적인 해결방법과 사고에 그 가치를 둔 것이다.

얼마 전 반기문 총장의 대권 중도 하차가 시사하는 바도 적지 않다. 필자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전담통역관을 역임하던 시절 그 분은 외교부장관을 지내셨다. 필자가 아는 그 분의 품성이나 성향으로도 어쩌면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이에 별로 이슈로 다가오지도 않았다.

정치인은 풍랑을 만나거나 물살이 쎈 개울을 건널 때 없는 돌다리도 만들어가며 헤쳐나걀 수 있어야만 하는 것인데, 공무원 특히 외교관들의 특징은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생각만 하다가 건너지 못할만큼 신중에 또 신중할 수 밖에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좋게 말하면 신중한 것이고, 부정적으로 말하자면 소심할 수밖에 없는 분야이다. 반총장 본인도 정치판에 순수한 마음이 다치고 상처를 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한 것을 보면 인간관계와 정치에 얼마나 냉혹하고 국민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세계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라도 어느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람일 수 있는 것이고, 다른 쪽의 사람들에게는 나쁜 사람일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정치인은 물론 개인도 없다. 심지어 예수그리스도와 부처도 사람으로 하여금 비판과 상처를 받고, 한 편의 사람들에게는 존경을 받지만, 한 편의 사람들에게는 지금까지도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나.

하물며,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야 오죽하랴. 인간관계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어떻게라도 이익이 되면 좋은 사람인 것이고, 불이익이 되거나 때로는 그만큼의 이해관계가 없는데도 호사꾼들에 의해 그냥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필자는 교만과 오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개개인의 성향과 사고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다양하고 복잡한 많은 이들의 의사와 뜻을 반영하고 가시화 시키는 것이 정치인데, 어떤 정치행태와 정책의 이행도 수혜를 받는 이들에게는 박수를 받는 것이고, 반사적으로 불이익을 받거나 수혜를 덜 받는 이들에게는 나쁜 정치와 정치인이 되는 것이다.

이래도 저래도 인생에 정답은 없다. 인간관계도 정치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삶에 어떤 방법으로라도 부정적인 것들을 덜 힘들이면서 재치있게 혹은 자신에게 더 큰 도약이 되도록 풀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것이 지혜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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