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장악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부금을 낸 대기업 총수들이 이달 말 최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선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3명이 이달 28일 최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법정에서 두 재단에 기부금을 내게 된 경위를 진술하게 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29일 열린 최씨의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이들을 포함한 대기업 인사들을 대거 증인으로 신청했다. 법원은 이들 중 일부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회장과 최 회장,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6일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 증인으로도 출석했었다. 이들은 당시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기금을 냈을 뿐 대가성은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최태원 회장은 재단 출연이 자발적이었느냐는 질문에 "기업별로 할당받은 만큼 낸 것"이라며 "대가성을 갖고 출연한 적 없다"고 답했다.
김승연 회장 역시 재단 출연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친 사안이라고 말했다.
조양호 회장은 "대표이사가 청와대에서 (요청을) 받았다고 해서 다른 기업들이 하면 같이 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증인으로 신청한 검찰은 법정에서 해당 기금의 대가상을 두고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의 경우 재단 출연 당시 최태원 회장의 사면이 주요 현안이었던 만큼 대가성 의심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이 지난 2015년 8월 13일 최 회장의 광복절 사면 발표가 나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하늘같은 은혜 영원히 잊지 않고, 최태원 회장과 모든 SK 식구들을 대신해 감사드린다"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SK측은 사면 공식 발표 이후에 낸 것 일뿐 SK가 사면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오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에게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 한진해운 퇴출 배경 등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재단 출연 대기업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힌 만큼 이들은 법정에 증인으로 서기 전에 특검의 조사를 먼저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특검은 이들 대기업 총수들을 상대로 재단 모금의 '대가성'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