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밤샘 조사를 마치고 13일 오전 집으로 귀가했다.
전일 오전이 뇌물공여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한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 50분께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나와 집으로 향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기자들의 질문에 이 부회장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12일 오전 9시 30분께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특검에 출석한 이 부회장은 22시간이 넘는 마라톤 조사를 받았다. 이 부회장이 수사 기관에 출석해 장시간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지막 피의자 조사는 9년 전 삼성 에버랜드 사건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앞두고 국민연금의 찬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비선실세' 최순실 씨에게 '대가성 거래'를 제안했는지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최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씨가 기획·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을 후원했다. 최씨 소유의 독일 현지법인 코레스포츠와도 220억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었으며 이중 35억원을 송금했다. 또 사실상 최씨가 장악한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국내 기업 중 최고 액수인 204억원을 후원했다. 이와 별도로 삼성전자 명의로 산 명마 대금도 43억원에 달한다. 이들 자금은 모두 최씨의 딸 정유라를 위해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특검은 해당 지원이 삼성 계열사 합병을 위한 대가성 거래라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스포츠영재센터에 지급된 16억2800만원과 코레스포츠와의 220억대 계약은 삼성의 자금으로 진행된 만큼 '배임·횡령'도 함께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이 부회장을 '국회에서의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위증 혐의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검 관계자는 "당장 오늘, 내일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총수이기 때문에 한두번 더 부른 다음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특검에 소환된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김재열 제일기획사장 등의 신병처리는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마치는대로 일괄 처리될 전망이다.
특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수사를 마친 후 다른 관련자들의 피의자 전환, 구속영장 청구 등을 처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