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뇌물죄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특검은 우선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다른 피의자들을 일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11일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12일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 출석을 고했다"며 "이 부회장의 수사가 끝난 후 다른 피의자들의 사법처리를 일괄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차장(사장)과는 달리 이 부회장은 곧 바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한 특검 관계자는 "소환된 삼성 관련자 중 일부가 이 부회장의 지시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있다. 이 특검보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은 원론적으로 전부 열려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해 우선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조사 후 추가 혐의가 더해질 예정이다.
다만 전일 특검이 공개한 '제2의 태블릿PC'와 이 부회장의 피의자 지정과는 무관하다. 이 특검보는 "이재용 부회장 소환과 태블릿PC 내용은 큰 상관이 없다"며 "우선 뇌물공여로 이야기 했다. 조사를 해봐야 정확한 추가 혐의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지난 5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로부터 태블릿PC를 제출받았다. 앞서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와는 다른 것으로 해당 PC에는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삼성 관련 이메일 1000여개가 담겨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앞두고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찬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최씨와 관련자들에게 '대가성 뇌물'을 제공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그룹은 두 계열사의 합병 전 최씨의 개인회사 코레스포츠에 220억원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을 송금했다.
이 밖에 사실상 최씨가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후원했으며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기획·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특검은 삼성의 이 같은 지원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위한 '뇌물'로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