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의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재소환해 조사 중이다. 특검팀은 본격적인 삼성 수사에 앞서 안 전 수석을 상대로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을 지시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오전 11시 20분께 안 전 수석은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안 전 수석의 특검 출석은 이번이 세 번째다. 특검은 지난 1일 안 전 수석의 출석을 통보했으나 당시 안 전 수석은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에 불응했다.
안 전 수석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과정에 대통령이 개입했는지를 입증할 핵심적인 인물이다. 안 전 수석에 대해서는 두 회사의 합병 과정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부비서관에게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
특검팀이 확보한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는 박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독대한 지난해 7월 25일 삼성그룹이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후원하도록 요청했다는 내용 등이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후원이 국민연금 합병을 염두 한 대가성 지원이며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언급했다면 '제3자 뇌물죄'가 성립된다.
안 전 수석은 지난달 26일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등을 모두 박 대통령이 결정하고 지시했다고 진술했었다.
현재 특검팀은 박 대통령 직접 조사에 대해 "아직 언급할 시기가 아니다"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만일 안 전 수석이 이번에도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라고 진술할 경우 특검의 대통령 직접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은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모나 누구를 봐주기 위해 한 일은 손톱만큼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청탁이나 특혜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것에 대해선 "국가의 올바른 정책판단"이라며 "제가 도와주라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