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에서 남산타워까지 이어지는 '연결도로' 조감도.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지 6년이 넘었다. 바뀌는 사회만큼이나 서울시도 매년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박 시장이 지난 한해 서울시 정책의 중점으로 삼았던 '사람 중심 서울', '걷는 서울'은 서울의 곳곳을 변화시켰다.
서울특별시를 '사람특별시'로 만들겠다는 박 시장의 약속은 2017년 새해에도 계속된다. 특히 올해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추진됐던 다양한 서울시 사업들이 결실을 맺는다. 시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안전'에 대한 투자가 대폭 강화되며 소외지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조성사업도 마무리된다. 언제부터인지 사람보다 차가 우선됐던 도심은 사람이 걷기 좋은 곳으로 탈바꿈한다.
우선 구의역 사고 등으로 시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킨 지하철 등 안전에 막대한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서울시는 올해 안전·복지 투자 예산을 1조4077억원으로 정하고 지하철, 교량 등 노후 도시기반 시설 유지·보수에 사용한다.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서울지하철 1~8호선에 대해서는 스크린도어 비상문 개선에만 649억원을 쓴다. 총 265억원을 들여 기존 센서도 레이저센서로 교체한다.
지하철에 비치된 소방개인보호장비도 보유율을 100%까지 끌어올리고 노후율은 0%까지 낮춘다. 이를 위해 108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더 이상 지진 안전국가 아닌 대한민국, 서울시는 지진에 대비해 617억원을 투자한다. 지하철, 교량 등에 지진 예방 설계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지하철 1~4호선 노후시설 교체에도 1761억원을 사용한다. 도로·교량 시설물 안전강화 등 노후인프라 유지보수에는 4112억원을 책정했다.
5~8호선에서는 올해부터 DID(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 광고를 볼 수 있다. 평소엔 상업광고와 공익콘텐츠를 방송하지만 비상시엔 탈출경로를 알려주는 레이저 사인이 송출되는 전광판이다.
서울메트로도 2020년까지 10조8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짜고 올해부터 지하철 안전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하철뿐 아니라 운전자의 피로로 사고 위험이 있는 장거리 운행 버스도 대수술에 들어간다. 시내버스 노선 중 운행거리 60km 이상인 27개 노선을 분할한다. 351번을 시작으로 올해 26개 장거리 노선이 분할될 예정이다.
서울시 내의 낙후지역이나 지자체 발전을 위해서도 힘쓴다.
서울 장안평 중고차 시장은 올해 상반기 '자동차산업 종합정보센터'가 들어선다. 단순히 중고차를 파는 장소에서 튜닝, 정비 등 자동차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는 장소로 변하는 것이다.
오는 5월엔 종로구 세운상가 인근이 '창의제조산업 혁신지'로 변모한다. 세운상가 전망 엘리베이터가 들어서고 신규창업 200개소가 새롭게 들어설 예정이다.
성북구 장위도, 강북구 인수동, 은평구 불광동 등 3곳은 빗물마을로 조성된다.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해 친환경 물수환마을로 재탄생한다.
노량진 일대는 '수변 문화 관광명소'가 된다. 여의도·한강공원에 보행교를 연결하고 교통체계를 손본다. 수산시장과 학원가를 연결해 명소화를 추진하기도 한다.
신촌에는 '이화패션문화거리'가 조성된다. 1월 20일까지 트리 100여개를 설치해 골목축제를 개최하고 청년신진디자이너를 선정해 창업점포를 조성한다. 간판제작 등도 지원해 패션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도로다이어트' 조성 전(왼쪽)과 후의 모습. /서울시
걷기 좋은 서울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계속된다.
서울시와 19개 자치구가 참여해 서울시내 총 6892m의 생활도로에 '도로다이어트'를 실시한다. 지난해 17개소의 인도가 새롭게 조성됐으며 올해 상반기 3개소가 추가로 완료된다. 도로다이어트는 자동차 도로를 줄이고 인도를 넓혀 시민들이 걷기 좋은 환경으로 재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역고가에서 남산공원까지 보도로 갈 수 있는 '연결통로'도 설치된다. 서울역고가와 인접한 대우재단빌딩·호텔마누가 함께 하며 17개의 사람길을 조성해 남산공원까지 보도로 걸어 갈 수 있게 했다. 올해 4월 고가 개방과 함께 첫 선을 보인다. 보도에는 카페, 식당, 화장실등 편의시설도 들어서 시민 편의를 높였다.
서울역 고가 보행길에는 대형 식재화분 등을 볼 수 있는 '인포가든'이 조성된다. 18m보행로에 대형 식재화분 10개를 설치해 작은 정원을 꾸민다.
그동안 단절됐던 덕수공 돌담길도 올해 개방된다. 지난해 설계를 마친 영국대사관 인근 덕수궁 돌담길 100m는 올해 8월부터 개방돼 시민들이 걸을 수 있다.
청년수당 등 서울시 청년들을 위한 사업과 일자리 사업도 올해 계속된다.
우선 일자리 예선으로 6029억원을 투입, 일자리 30만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청년수당 사업은 대상을 5000명으로 확대했다. 6개월간 월 30만원을 지급한다.
맞춤형 복지사업에는 8조6910억원을 투입한다. 올해부터는 모든 자치구에서 동주민센터(찾아가는 동사무소)를 만나볼 수 있다. 영유아 무상보육 등에도 4조1125억원 투입해 국공립어린이집을 10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장애인 복지에는 6607억원을 편성했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뛰어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는 1조9913억원을 투입한다. 올해도 서울 여러 곳에서 공사현장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시장은 신년사를 통해 "서울의 다른 이름은 사람특별시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미래를 위한 최고의 투자"라며 "서울시는 구체제를 바꾸고 현재의 행정을 혁신함과 동시에 미래를 준비해왔다"고 올해 서울시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