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는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불린다.
현대자동차 그룹이지만 큰집 현대차와 작은집 기아차는 제품 판매에서는 서로 경쟁하는 관계다. 그동안 현대차가 시장을 이끌었다면 올해는 기아차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내수 판매량에서 현대차가 58만6481대로 기아차의 판매량 48만5400대를 앞서고 있다. 단순 수치만 놓고 보면 현대차가 10만대 가량 많지만 증감률은 현대차가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한 반면 기아차는 2.4% 늘어났다.
특히 상용차를 제외한 판매량에서는 기아차가 현대차를 앞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기아차와 5만7000대 이상 차이를 냈다. 하지만 올해는 기아차가 43만957대로 현대차 42만9029대를 앞서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난 10월 현대차가 내수 점유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영업본부장을 교체한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시 현대자동차그룹은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을 자문으로 위촉하고 현대와싱턴사무소장 이광국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 국내영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다양한 부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감각과 리더십을 갖춘 인사를 국내영업본부장으로 임명함으로써 급변하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현대자동차그룹은 설명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도 기아차는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11월 중국에서 현대차는 11만7000대, 기아차는 6만7000대를 팔았다.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현대차는 15.3%, 기아차는 26.6% 증가했다. 중국 자동차판매량 증가세와 비교하면 현대차는 부진했고 기아차는 호조를 보인 것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가) K7 등의 신차효과와 RV 판매비중 확대로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현대차는 별다른 신차 없이 판매 부진을 겪은건 사실"이라며 "신형 그랜저 출시 효과와 연말 목표 판매량 달성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