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2021년까지 글로벌 선도사 수준의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이를 위해 당분간 선대확대를 자제하고 중장기 경쟁력 제고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상선은 12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본사에서 유창근 대표이사를 비롯한 사업별 임원, 산업은행 정용석 부행장과 이종철 기업구조조정실장 등 채권단 관계자들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중장기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상선은 아시아-미주 시장 경쟁력을 기반으로 미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해운사로 성장하고 2021년까지 시장점유율 5%, 영업이익률 5%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상선은 현재의 고객 기반과 선대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성장성이 높으면서 이미 현대상선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아시아-미주 시장에 집중하고 단계적으로 선대확충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 단기적으로는 규모 경쟁을 지양하고 선대개편 및 터미널 인수를 통해 원가절감 등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2018년 이후부터 사업 확장 및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상중이다.
현대상선은 "2018년 말 이후 일본 3사의 컨테이너 부문 통합 완료에 따른 미주 시장 경쟁이 본격화하고 이후 얼라이언스 상호 간 원가 경쟁력 기반의 경쟁이 확대되는 등 치열한 시장 경쟁 상황에 대비하겠다"며 "'영업이익 창출'과 '부채비율 400% 이하 고수' 등 생존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10월 정부가 발표한 '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적기에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고객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제적으로는 한국선박회사에 사선을 매각해 시장가격 수준으로 선박 비용을 개선하고, 선박 신조 프로그램을 통해 저선가·친환경 선박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해양펀드를 활용해 롱비치터미널과 알헤시라스터미널 등 해외 주요 거점 터미널도 확보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도 현대상선의 터미널 등 자산 인수를 위해 이달 중 3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이 60%를 부담하고 채권단 내 나머지 시중은행이 40%를 부담하는 형태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산업은행이 3000억원 전액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상선은 현지 영업조직을 확충하고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선·화주 경쟁력 강화 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합리적인 운임과 운송 서비스를 보장하는 등 고객 관리에 나선다.
또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의 국내외 인력을 대상으로 채용절차도 진행한다. 현재까지 해외 35명, 선원 21명을 채용 완료했으며 이번주부터 국내직원을 대상으로 면접절차를 진행한다.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는 "앞으로 2∼3년간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며 "숨 막히는 글로벌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기초체력을 다지고 근육을 다지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도 "현대상선이 국내 유일의 원양 국적 선사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도록 적기에 충분한 금융지원을 통해 턴어라운드를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금융지원에 따른 리스크가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해운 발전을 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현대상선은 해운동맹 2M에 정식 가입하는 대신 전략적인 협력 관계를 맺는 데 그쳐 '반쪽짜리 가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해운동맹에 가입한 것과 다름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유창근 대표는 "협력의 성격을 규정짓는 여러 형태를 볼 때 다른 얼라이언스와 유사하거나 동일한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최상의 결정이었던 만큼, 더는 논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