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800만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 역사가 지역의 역사와 특색을 반영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지난 1일 개관한 쌍문역 둘리테마역사에 이어 올해 중에 상월곡역에 과학 테마역사를 조성하고, 내년에는 혜화역(연극), 경복궁(미술관), 녹사평(예술), 가산디지털역(G밸리) 등 11개로 테마역사를 확대 조성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쌍문역 둘리테마역사에는 아기공룡 둘리의 김수정 작가와 도봉구·서울메트로 등 지역 관계자들의 협력을 바탕으로 대합실에서 만남의 광장인 쉼터를 조성했다. 기둥과 계단, 화장실에는 둘리캐릭터를 부착했으며 출입구에는 기타치는 둘리와 친구들 조형물이 설치됐다.
단순한 지하철 이용공간을 넘어선 테마역사는 시민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어린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아무래도 아이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부담되는데, 요새는 아이 먼저 둘리 보러 가자고 한다.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웃음 짓는 공간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월곡역에 올해 중 들어설 예정인 '과학테마역사'. /서울시
연내에는 6호선 상월곡역이 과학테마역사 '사이언스 스테이션'으로 조성된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말 KIST, 창의과학재단 등 5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홍릉일대 과학문화 창조의 거리 조성사업과 연계해 시설 설계를 마친 상태다.
상월곡 과학테마역사에는 강연장, 리빙랩(바이오의료 홍보 등), 한국을 빛낸 과학 기술인 관련 이미지가 설치될 계획이다.
지하철역을 테마 역사로 조성하는 사업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2017년에는 혜화역, 가산디지털단지역 등의 테마역사를 추가 조성한다. 성수역 등 기존 운영 중인 테마역사의 수준향상을 통해 총 11개의 테마역사를 운영할 방침이다.
대학로로 유명한 4호선 혜화역은 연극테마역사로 조성된다. 시, 연극협회, 건축가, 서울메트로 등이 참여해 연극 홍보 모니터와 티켓박스 운영 등 역사 이용객 및 연극인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
7호선 가산디지털역에는 IT허브인 G밸리를 상징하는 전시물이 설치되고 문화쉼터 공간이 들어선다. 내년 상반기까지 조성 예정이다.
3호선 경복궁연은 설립 당시부터 조성돼 있는 메트로미술관의 조명 및 시설 개선 등을 통해 전시 관람 분위기를 조성한다.
6호선 녹사평역은 원형대합실, 유리돔의 자연채광 등 현재의 역사구조를 최대한 활용해 예술테마로 조성하기 위한 기본 구상안을 마련 중이다. 내년 중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이 밖에 2호선 성수역에는 기존에 조성된 수제화 테마역의 콘텐츠를 보완해 운영할 예정이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이제까지는 지하철에 승하차하기 위해 스쳐지나가는 공간에 불과했던 지하철 역사를 지역 문화와 역사를 반영한 테마역사로 조성해, 문화향유의 공간, 지역활성화 거점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쌍문역 출입구에 설치된 둘리와 친구들 캐릭터.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