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어려서 나라를 잃고요~, ○○○와 △△△에게 구박을 당했더래요."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이 자기 나라 대통령을 풍자해 부르는 노래의 한 대목이다. 아이들이 신데렐라 노래를 개사한 것이다.
마치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 임금이 통치를 잘못하면 백성들이 노래를 만들어 부르던 것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당시엔 가뭄이 들어 농사를 짓지 못하고 백성들이 굶주리거나, 역병으로 죽어나가는 것이 통치하는 임금의 잘잘못을 따지는 척도였다.
물론 최근 1~2년새의 가뭄, 그리고 지난해 창궐했던 메르스를 옛날의 역병과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보면 이것들도 나라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리는 징조였음은 틀림없다.
각설하고, 최순실이란 개인이 대한민국 국정을 쥐락 펴락하고, '1인자'인줄 알았던 '2인자' 대통령이 나라를 잘못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들도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
생기발랄하고 천진난만해야 할 아이들이 교실에서 '최'씨 성을 가진 아이에겐 순실이란 이름을 붙이고, '박'씨 성을 가진 아이는 근혜란 이름을 붙여주며 재미삼아 놀고 있는 이 '웃픈현실'을 어떤 말로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
이러다 정말 자신의 이름에 '근혜'가 붙은, 또 '순실'이 붙은, 그리고 '유라'가 붙은 아이들은 어떤 심정일까. 실제 이들 중 일부는 벌써 이름을 바꾸기 위해 법원에 개명신청서를 제출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름이야 바꾸면 그만이지만 괜한 이름 때문에 유탄을 맞아 가슴에 큰 상처를 입은 아이들의 마음은 어떻게 어루만져야 할까.
이미 우리는 나라가 국민을 보호하지 않으니 국민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이게 나라냐'면서도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 국민들 스스로 노력하고 있음도 잘 알고 있다. 나라가 우릴 품에 안지 못했을 때 국민들 서로는 이미 보듬고 있음도 충분히 느끼고 있다. 주변의 '근혜', '순실', '유라'를 보듬으며 스스로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나가야함도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