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만이 생존을 위한 유일한 답이다. 롯데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이 바뀌어야 한다. 자신이 맡은 회사의 생존의 가치를 증명해 달라.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0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내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2016년도 하반기 그룹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며 참석한 계열사 사장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신 회장은 국내 저성장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 경제의 경착륙 등 어려운 경제 환경을 언급하면서 "정말 우리는 이대로 좋은지, 저성장시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대표이사들에게 묻고 싶다"며 "생존을 위한 고민"을 치열하게 해줄 것을 주문했다.
롯데그룹 사장단회의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52명의 사장단과 정책본부 30여명 등 모두 80여명이 참석했다. 롯데그룹은 통상적으로 사장단 회의를 상·하반기에 한번씩 두 차례 진행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검찰 수사로 인해 회의가 취소된 바 있다.
신 회장은 올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언급한 후 강한 어조로 여러 차례 '위기 상황'을 강조하며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 10월 발표한)준법경영위원회·질적성장·정책본부개편·지배구조개선 등 경영쇄신안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롯데그룹은 국민과 여론으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았다"며 "질적성장을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결과에 대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반성의 표시임과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다짐"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IT혁명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화두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우리 그룹의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꾸어야할지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보여주기식 경영은 안된다"며 "성과를 자랑하는 대신 내실을 다지고 성공과 실패에 대한 철저한 피드백을 통해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로운 성공모델 발굴을 위한 '발상의 전환'과 '사회구조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지금 우리는 어려운 정치·경제 상황 속에서 놓여 있다"강조한 후 "새롭게 변해야만 한다는 자기반성을 가슴에 품고 이 자리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역의 '궁즉변(窮卽變·궁하면 변하고) 변즉통(變卽通·변하면 통하고) 통즉구(通卽久·통하면 오래간다)'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진심을 다해 절박한 마음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관행과 관습에 젖어있는 우리 생각부터 뜯어 고치고, 회사의 문화와 제도 그리고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변화만이 생존을 위한 유일한 답"이라며 "선도적으로 변화를 주도하여 자신이 맡고 있는 회사의 생존 가치를 증명해달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 당장 바뀌지 않으면 우리 그룹의 미래는 없다"고도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신 회장은 "내년이면 롯데가 설립된 지 50년이 되는 해"라며 "시련과 좌절도 많았지만 보람과 성취도 많았다. 지나간 50년을 거울 삼아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100년 기업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한편 그는 이날 오후 1시 50분께 회의장에 입장하면서 '최순실 게이트' 관련 롯데 연루 의혹 등에 대한 질문에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다. 다음 달 6일 국회 국정조사 출석 등을 앞두고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신규면세점 추가 특허심사 연기와 관련해 "국가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특허심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로 본다"고 말했다.
송용득 호텔롯데 사장은 "(내년 상반기 상장을)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은 "최순실씨와 관련해서 답변드릴께 없다"며 "내년에 경영 잘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