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업계 화장품 진출 왜?
제약에 이어 유통·식품업계가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K뷰티에 대한 바람이 거세고 글로벌 시장에서 화장품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직접 개발하기 보다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ODM(제조자개발생산)업체에 제품 생산을 맡겨 론칭하고 있다. 투자비용과 실패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의 수출액은 2조928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43.76% 상승했다. 최근 5년간 평균성장률은 34.3%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수출국 점유율 41.05%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대박'이 나면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과 금한령(한류 금지령) 등으로 후폭풍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식품업계
식품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과 빙그레가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화장품 원료 전문 브랜드 엔'그리디언트를 선보이고 국내와 글로벌 화장품 원료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엔'그리디언트의 모든 제품을 천연 유래 원료로 만들었다. 친환경 발효·효소 기술을 적용해 기존 화장품원료와 차별화했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 화장품 원료 박람회인 '인-코스메틱스 아시아'에 참가했다.
임석원 CJ제일제당 뷰티소재사업팀 부장은 "엔'그리디언트에는 CJ제일제당이 수십 년 동안 쌓아온 발효 기술과 원료 개발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며 "우리나라가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만큼, 성장 잠재력이 높은 화장품 원료 분야에서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지난 11일 CJ올리브영 자체 브랜드(PB) '라운드어라운드'와 함께 '바나나맛·딸기맛우유' 보디케어 제품 11종을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인 보디케어 라인은 '라운드어라운드 바나나맛우유 모이스춰라이징'과 '라운드어라운드 딸기맛우유 바이탈라이징' 2종이다.
출시 10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이에 10만개 추가 생산에 들어갔으며 제품의 판매 매장이 전국 60여개 매장에서 현재 160여개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유통업계
이마트는 자체 화장품 브랜드인 '센텐스'의 서울지역 첫 매장을 오픈했다. 서울 첫 센텐스 매장인 3호점과 4호점은 지난달 26일과 28일 각각 이마트 왕십리점과 역삼점 내에 들어섰다.
1호점은 지난 7월 이마트 죽전점에 2호점은 지난 9월 스타필드 하남에 2호점 문을 열었다. 이마트 측은 죽전점의 경우 오픈 3개월 만에 누적 매출액이 1억6000만원으로 목표치의 150%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12월 중으로 추가적인 상품 출시와 함께 연말까지 성수, 용산점 등에 센텐스 매장을 추가해 모두 10개의 매장을 오픈 할 계획이다. 김계숙 이마트 코스메틱개발팀장은 "이번 센텐스 왕십리점과 역삼점 오픈을 통해 본격적으로 서울권 시장 공략에 나설것"이라며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분석을 통해 다양한 상품군 출시와 함께 매장 확대에 나설 것 "이라고 말했다.
이랜드 '더데이걸'이 '더데이걸즈뷰티' 라인을 론칭하고 기초·색조 라인 등 화장품 약 40종을 출시했다. 제품은 기초 제품(수분라인·트러블라인), 썬제품(썬크림·썬팩트), 립제품(틴트·립밤·립보호제), 핸드크림 등으로 구성됐다.
전국 모두 115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중 건대 스타시티점, 하남 스타필드점, 송파NC 점 등 약 20곳은 메가숍이다. 메가숍 뷰티라인 안에 구성되었다. 그 외 40여개의 매장에서 함께 판매 중이다.
이랜드 관계자 "더데이걸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아 패션의 모든것이 한자리에 있는 장소로 기본 의류 뿐만 아니라 잡화, 내의, 짐(gym), 뷰티 상품까지 모든 것이 구매 가능한 공간"이라며 "하지만 이랜드가 화장품 사업 진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글로벌에서 K-뷰티의 바람이 거세기 때문에 식품·유통업계가 화장품에 진출 하는 것 같다"며 "이들 기업은 투자비용과 실패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ODM업체와 협업을 통해 진출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한령·금한령 이슈와 관련 해서 아직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